혼자서도 잘 놀던 애가 계속해서 엄마엄마엄마엄엄마마마맘마 하면서 칭얼거린다. 설겆이 할 짬 조차 나지 않는다. 검색해보니 이맘 때쯤 분리불안이 심해서 그렇단다. 아참, 그랬지. 책에서 읽었으면서도 까먹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너 도대체 왜 이래' 짜증부려서 초보엄마는 또 미안하다.

옹알이의 종류와 빈도수가 늘었다. 모방의 능력이 좀 더 향상되었다.

-

'신과 함께'만화가 주호민의 오늘 페북 타임라인 중


‎'나는 고생했는데 힘들더라 그러니까 너는 이런 고생 안했으니면 좋겠다' 가 되면 참 좋은데
대부분은 '나도 고생했으니까 너도 해야지' 구나...

-

엄마. 점점 더 엄마의 존재가 뚜렷하게 다가온다. 상준이는 아가라서 곧 죽을 것 처럼 엄마를 찾는다지만, 시집 가서 애 낳은 나도 엄마 없음 못 살 것 같다는 생각에 울컥 했다. 항상 내 편이고, 나의 안녕이 최고의 관심사인 단 한 사람. 여생은 엄마 없는 아이들을 위해 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드는데, 하나님이 인도해주시길 기도한다.

 

아침 시간에 아기를 봐주신 엄마 덕에 수영 4종을 다 마스터했다. 어설픈 접영만 좀 교정된다면! 수영이 너무 좋다. 상준이랑 수영갈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

어떤 엄마가 자기 아이의 어떤 행동에 대해 걱정하는 걸 듣는데 속으로 풉, '자기랑 똑같구만' 했다. 좋은 부모는 결국 좋은 사람에서 시작한다. 근데 이젠 그게 남 얘기가 아니다.

언제 보고 배웠느냐 아들아

-

미국에서 여자아이들 100명당 정학당하는 남자아이들의 상대적인 수치는 250, 퇴학은 335, 특수교육은 217, 학습장애는 275, 감정장애는 324, ADHD 발병률은 4배. 아이들이 흑인이고 가난할수록 이 차이는 더 높아진다고. (모르긴 몰라도 우리나라는 더 높지 않을까 싶다)

Ted education에서 Alicarr-Chellman 은 남자아이들이 학교에서 보이는 수많은 문제들이 남아들의 성향을 무시하는 학교 교육 때문이라고 했다. 가령 작문 시간, 남자아이들은 내면에 일어나는 일들을 소상히 적어내려가거나 시를 쓰기보다는 좋아하는 비디오 게임이나 강렬하게 휘몰아치는 파괴적인 폭풍에 대해 쓰고 싶어하는데, 이런 경우 선생들은 아이가 학습능력이 딸린다 하고 더 나아가 얘를 정신과 의사한테 보내라고 추천한다는 것.

문제는 교사 성비 불균형. 이것도 우리나라가 더 심할듯. 더불어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아이들이 아빠 얼굴을 못봐서 그런 걸수도 있겠다. 으윽 이건 나와 상준이에게도 닥친 문제다. (하기야 아빠 얼굴 못보는게 아들만의 문제는 아니겠다)

강연에서는 더 좋은 유익한 게임을 개발하고, 선생들의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남자아이가 게임이나 무기, 액션 피겨 등에 대해 말 할 때 '문제'라고 진단해버리지 말라는 것.

길을 지나다가 어둔 구석에서 삼삼오오 모여 쫄바지 교복을 입고 육두문자 배틀을 벌이는 남자아이들을 보면 이제는 남일 같지가 않다. 학교가 제 역할을 못하니 애들이 겉돈다. 퉁쳐서 문제아 취급 받으면 나라도 다니기 싫겠다. 총리 며느리가 자식을 불법으로 외국인학교에 넣었다는데, 잘못된 것이 확실하지만 아이를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시키고 싶은 마음만은 이해가 간다.  

안철수님, 대통령 되어서 제발 잘못된 교육 좀 바로잡아주세요. 요즘 안철수 캠프에서 오픈 포럼 운영하시던데, 제안해봐야겠다.

 

 

밤에 4시에 일어나 진상부려서 잠시 울렸더니 서운했나, 아침에 온 할머니가 가려하니 대성통곡을 시작. 내 품에 안겨 할머니 쪽으로 팔을 뻗고 울었다. 할머니 등에서 한동안 있던 녀석을 잘 시간이 되어 다시 안으려 하니 또 대성통곡. 이 놈이 ㅠㅠ

 

불을 어둡게 하고 아기를 침대에 눕힌다. 우리 상준이 건강한 마음과 몸 갖게 해주세요,기도하다가 만신창이 상처투성이, 고슴도치 같은 내 모습을 보면 기도가 더욱 간절해진다. 선한 것이 내 안에 없어도 너무 없구나.

엄마이기에 무한한 사랑을 부어줄 수 있다는 건 천만의 말씀이다. 잘 키우고 지켜주기는 커녕 변함없는 사랑을 부어줄 자신도 없다. 매순간 은혜가 필요하다. 육아에 기도가 필요한 이유는 내 자식을 탁월하게 키워주십사 빌기 위함이 아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내는 통로가 되게 해주세요, 그 사랑의 물줄기를 막는 방해자가 되지 않게 해주세요, 간구하는 것이다.

아기 침대는 내 기도자리. 늘 용서를 구하고, 새 마음을 먹으며, 늘 동행해주시길 빈다.

275

'안돼' 나즈막히 말했는데도 알아듣고 입을 삐죽이다가 와앙 울어버린다. 이재우 당황하고 난리 ㅋㅋㅋ

크으으으-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소파 위에 올라갔다가 다리부터 내려오는 방법 확실히 터득했다.

팔뚝을 지탱할 턱이 없어도 손으로 벽을 짚고 설 수 있다.  

-

감정도 읽을 줄 알아 이제 점점 사람 같아지는 아들. 애 앞에서 더욱 함부로 행동말아야겠다. 


처음으로 흰 살 생선 먹이기. 간이 안된 싱싱한 조기살 떼어주니 넙죽넙죽 빨리 내놓으라고 운다. ㅎㅎ 이젠 어죽 끓여줘야겠다. 역시 내 아들램 -

감정을 읽는 능력이 비로소 생긴 것 같다. 밤에 깨어 놀자고 실실 쪼개는데, 전엔 내가 엄한 표정 지어도 웃더니 이제는 쎌쭉해진다.

이가 나오느라 침을 한바가지씩 흘리며 많이 보챈다. 출장간 아빠를 며칠 못봐서 그런가, 교회에서 아기 안은 아빠들에게 환장하며 날뛰고, 퇴근길 외할아버지에게서 안떨어지려고 난리. 내일이면 드디어 아빠오시네. 우리 둘다 떨어지지 말자꾸나 :)



 

손가락을 넣어보니 이가 나오고 있다. 그래서 지난 밤에 두 시간 동안 안자는 진상을 떨어준게냐- 분리불안이 심해지는 나이라 하더니 전보다 훨씬 안떨어지려고, 계속 안아달라고 한다. 몸무게는 돌쟁이면서 양심도 없이! 팔이 으스러지도록 안아주마.

itistory-photo-1

이것은 다가올 재난의 전주곡인가- 가까스로 짚고 서는 놈이 별짓 다한다 ㅎㅎ


 

itistory-photo-2

국립공원 아래, 지금 같으면 건축허가 나지 않았을 오래된 아파트 중층에 살다보니 이런 예쁜 하늘을 집 안에서 거치는 건물없이 본다. 인수봉, 백운대... 내가 나온 중학교, 초등학교가 인수중학교, 백운초등학교인데 ㅎㅎ 서울 시내 나가는 교통편이 저질인 것 빼곤 나서 자란 이 곳이 참 좋다. 밤이면 산공기가 내려와 집에서 숲 냄새가 난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영차영차

 

 

짚고 일어선지 3일만에 이제는 올라간다. 올라가서는 세상에서 제일 뿌듯한 얼굴. 다른 건 발육이 특별히 빠른 거 모르겠는데 다리 힘은 진짜 센 것 같다. 엄마는 또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축구선수냐, 수영선수냐, 육상선수냐... 아니면 클라이밍을 즐기는 일반인?

..새로운 능력 덕분에 이제는 눕히면 뒤집는데서 더 나아가 침대 난간을 붙잡고 일어서서 침대를 흔들어대는 통에 바퀴달린 침대가 움직일 지경이다. 이 녀석 또 힘들게 눕혀야 하나 하고 쳐다보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게 끼끽 웃고 있다.  

 아기는 한번 배운 것을 잠자면서도 연습한다. 이런 기세라면 세상에 못할 일이 없겠구나. 이런 성실성을 계속 유지하도록 재미있는 자극들을 줘야겠다고 또 다짐.


itistory-photo-1

 

줄줄 흘리기는 어제 오늘 매 한가지여도 엄마는 알지, 우리 아기가 하루하루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훗날 아빠랑 맥주잔을 기울이는 상준, 화창한 날 여자친구랑 테이크아웃 커피를 함께 하는 상준을 상상해보고 혼자 좋아한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itistory-photo-1

자신이 이룬 쾌거를 한참 즐거워 하다가

itistory-photo-2

뒤돌아보며 뿌듯해한다

 

앉은 상태에서 소파 붙잡고 일어나기 성공. 내 눈을 의심했다! 또 시켜보는데 저녁에는 안되네. 아침에 제일 힘도 세고 의욕도 넘치는 것 같다. 학습도 이때 해야겠구나-

-

말수가 적은 나는 많은 말을 못 건네도 노래는 많이 불러줄 수 있다. 이상준에게 노래 부를 때는 겨우 두소절로 된 동요일 뿐이라도 내가 부를 수 있는 제일 아름다운 소리로 불러주려 한다. 

아기 키우느라 그 좋아하는 공연을 못하기도 하지만, 세상에서 제일 맑고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내 목소리와 발음, 언어를 흡수하는 멋진 관객에게 정성을 다해서 불러줘야자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