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두 주 전의 사진만 봐도 상준이가 확 다르다. 아기를 재우고 밤에 사진들을 보자니 가슴이 아릿해온다. 저 때 저 귀여운 순간이 다시는 안오겠구나. 외출도, 친구와의 만남도 어려운 지금이지만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내 눈과 마음 속에 쑥쑥 크는 아가를 박아 넣고 싶다.

태어나서부터 한주도 안빼먹고 사진 올린 상준이 성장 블로그. http://ssamba.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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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징대는 아가를 업고 거실을 서성이다 상준송 만들었다. 돌 예배 때 불러야지. 가족 돌잔치 장소 예약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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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와 명함 몇 장 들어있는 카드 지갑을 뻥안치고 30분 집중해서 갖고 논다. 카드를 빼냈다가 얇은 틈으로 다시 밀어넣는 게 재미있나보다. 아직 손이 그렇게까지 정교하지 못한데도 말이다. 책도 그렇다. 내용보단 펼치고 닫고 하는 것을 즐기는 것 같다. 여태껏은 보육센터에서 장난감만 빌렸는데 내일은 책을 빌리러 가봐야지. 얘가 볼 책이 있을랑가 모르겠지만.

ㅈ 발음을 어느덧 하고 있네. 곤지곤지도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하고 있고.
블럭 조립해 놓은 걸 해체하기만 하더니 이제는 자기도 조립해보려고 한다. 각종 버클과 단추에 관심이 많다.
오디오 씨디 여는 법을 터득한 후 기어히 앞 판을 분리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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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해서 1초도 가만히 안 있는다. 그렇게 많이 먹는데도 살이 안붙는 이유가 있다. 가만보면 컴퓨터 본체 뜨겁듯이 머리에서 펄펄 열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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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내내 모기 한 마리도 못봤는데 엘리베이터 타고 왔는지 저주받을 모기놈이 양볼과 발목 둘레 곳곳에, 발바닥에 자국을 남겨놓아 속상하다.
가을이 되니 피부가 건조해진다. 잊지말고 로션 철떡철떡 발아줘야지
오늘은 계란흰자를 분리하지 않은 계란찜을 먹여보았는데 알레르기 곧바로 올라왔다. 돌까지 미뤄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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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매끼 어른 밥그릇 반 정도 먹어야 만족하는 것 같다. 우리집 밥그릇 대싸이즈인데. 잘 먹고 똥도 엄청 싸는데 팔 다리가 토실토실하다기보단 어린이의 그것과 같다. 밥이 다 데워졌다고 전자렌지의 삑삑 싸운드가 흘러나오면 앉은 채로 펄쩍 뛰며 환호성을 지른다. 그걸 보는 게 요즘 가장 큰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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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던가? 어제와 같은 삶을 사는 건 죽은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 사람이.

언뜻 보면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지만, 나의 어제는 결코 오늘과 같지 않다. 이상준은 하루하루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걸 보는 것보다 더 재밌는 일은 지금 이 시점에서는 없을 것 같다.  

 

요즘 이상준 별명은 대포알이다. 안고 있으면 머리통으로 쿵쿵 가슴팍을 박는데 진짜 아프다. 오늘은 내 눈을 정통으로 푸욱 찔렀는데 오래도록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눈물 한바가지 철철 흘린 후에야 '실명이 아니군' 안도했다 ㅎㅎ 억신 녀석, 조심해야겠다. 나는 왕체력은 없지만 지구력 하나로 버티는 엄마!

 

하나씩 흘려보는 돌 사진 - 개구쟁이 이상준

 

미리 돌사진 촬영

애교와 더불어 어리광도 많아졌다. 캬캬캬갸갹 헛울음 소리가 웃기다.

박수를 제대로 짝짝 처음으로 쳤다. 멋진 공연을 보고 환호하며 박수를 칠 청년 이상준을 생각해보고 혼자 또 좋아했다. 
데시벨이 꽤나 높은 소리를 지른다. 으응?? 하는데 뒤의 응?이 엄청 고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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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 중 자꾸 대야에서 일어나는 아기 때문에 애 먹다가 opla 욕조 주문. 이게 왠 신세계야 ㅠㅠ 

돈을 들여야 몸이 편해지는구나. 내가 편하니 이상준도 편했는지 아주 좋아했다. 아기용품 사는 데 돈을 지나치게 아끼지 말자. 둘째 낳으면 되잖아, 응?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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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입으로 가져가는 경우가 드물어 '우리 애는 안그려나보다'했더니 왠걸, 오만 먼지와 부스러기들을 잡히는대로 입에 넣기 시작. 바닥에서 매운 양념 조각을 먹었는지 눈과 입가가 한동안 버얼개져 있었다. 매일매일 쓸고 닦고 ㅠㅠ 니가 기어히 이 엄마 사람 만들려고 이러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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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ㅁ,ㅂ만 발음하더니 오늘은 ㄱ발음에 재미붙였다. 그으그르르갸갸그

잔멸치를 잘게 갈아 밥이랑 처음 먹여보았다. 역시나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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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준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적어놔야지.여느 아이들과 똑같다하더라도.

- 1분도 안쉬고 계속 움직인다.

- 야들야들한 천의 감촉을 좋아한다. 뒤집어 쓰고, 그 위에 뒹굴고. 혼자 한 30분을 그러고 논다.

- 동물을 좋아한다. 길가의 비둘기, 강아지, 고양이에게 야아 소리 지르고 만지려 든다.

- 먹는 걸 좋아한다. 여태껏 마다하는 음식이 없었다.

 

밥은 자기가 먹겠으니 숟가락을, 급기야는 밥그릇을 내어놓으란다. 오만 데 밥풀 찬란한 나날들

 

애교가 많아져 사랑스러움이 극에 달했다. 보채는 것도 덜 보채고. 걷기 전 스치는 황금기인가? 얼굴에 자기 얼굴을 비비고 침을 묻히고, 내 무릎에 나동그라져서 빙긋이 웃어보이고. 너 이렇게 평생 할 효도 다 하는거니

그렇다고 안힘든 건 아님. 무거운 거 들기 싫은 것이 예전 직장 관둔 원인 중에 하나였던 내게 이 녀석은 큰 도전이다. 

 

엄마엄마엄맘맘마가 확 줄었다. 내일은 다시 그러려나. 외할머니가 아침부터 실컷 놀아준 날은 좀 안정적인건가. 내일 다시 보자꾸나.

기어가는 중 뒤에서 '상준이 잡자' 하면 꺄르르 웃으며 도망가다 뒤돌아본다. 이제 게임이 가능해졌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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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림이가 다녀갔다. 오래도록 쌓인 수다를 다다다 풀었다. 왕복 네 시간 동안 지하철에서 졸거나 책을 읽고 있었을 보림이를 생각한다. 진심으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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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르는 자장가는 'The Lord bless you and keep you'로 시작하는 성가곡. 부르면서 울컥하는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and give you peace 대목을 부를 때면 악몽 때문인지, 성장통 때문인지 갑자기 자다가 울어재끼는 아기 상준이 뿐만 아니라, 목표가 좌절되었을 때, 실연을 당했을 때,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느껴질 때의 어른 상준이를 위해서도 기도한다. 상준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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