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 댓글 지우다가 siji 나 자신을 스팸 처리하는 바람에 과거 내가 달았던 댓글들이 다 지워졌... 펄쩍 뛰겠네 진짜 ㅋ

들러주시는 분들이 남긴 덧글에 하나하나 달았던 답글들이 없어졌어요. 다시 달기도 참 뭣하고 ㅋㅋ 앞으론 조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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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글들 중 젤 이해가 안가는게, 육아용품 거래하는 카페 게시판과 엄마들 육아정보 나누는 게시판 등에 '북창동 섹시녀' 등의 게시물들이 올라오는 것.

 

아가를 데리고 단지 내 놀이터에 갔는데, 더 이상 초딩이고 싶지 않은듯한 초등학교 6학년 남자아이 둘이 아기가 미끄럼틀을 기어오르던 말던 벌쩍 미끄럼틀에 누워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연신 1818 욕 배틀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내 모교 중학교 남학생이 하교 후 교복차림으로 강아지를 산책시키던 중 놀이터로 들어왔다. 궁금해 하는 상준이를 보며 "만져볼래?" 하며 강아지를 상준이 쪽으로 이끌어주었다.

아들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확 밀려왔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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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자식이 부모의 면류관, 상급이라는 성경말씀을 보고, '내가 공부라도 열심히 해야 엄마 아빠의 면류관이 되겠지' 생각했다. 자식 낳고 키운지 일년 남짓 재미지고도 힘겨운 시간을 보내며 깨달은 건 그냥 이 아이 존재 자체가 내게 면류관이고 상이라는 것. 사랑하는 이를 닮은 부리부리한 눈과 나를 닮은 입매, 머리카락이 휘는 방향, 그리고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뭔가 내 자식스런 느낌을 폴폴 풍기는 행동을 보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






그리고 하나님은 잘 한 것도 없는 못난 내게 면류관 하나를 더 보내주셨다. 쌈바 동생은 탱고 ㅎㅎ 2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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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자다 깨어 울어도 눕힌 채로 토닥이면 다시 잠든지 꽤 되었는데, 오늘는 아무리 토닥여도 가만히 있지 않고 공갈젖꼭지를 찾아 끝없이 몸부림을 쳤다. 안아올리니 젖뗀지 3개월 된 녀석이 젖을 찾는게 아닌가. ㅠㅠ 한참을 안고 토닥였다.
첫 이틀은 공갈젖꼭지를 안물어 아침 7시 까지 숙면을 하는가 했더니, 그 다음 이틀은 다시 새벽부터 깨어 울어재낀다. 인터넷에서 공갈 뗀 사례를 들어보면 한 2-3일 울다 포기한다던데, 울 아기에게는 그 기억이 더 깊고 강렬한가보다. 애 아빠는 아무런 문제도 없는데 왜 애를 괴롭게 하느냐고, 다시 주자고 하고. 우선 일주일은 가보자 상준아. ㅠㅠ 자라는 게 쉽지 않지. 엄마가 한껏 도와줄게
공갈에 대한 집착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는지 그닥 큰 저항없이 잠에 든다. 칭얼거림 10분 정도. 언제쯤 공갈에 대해 잊거나 포기하게 될까? 암튼 울 아기 고맙다. 스스로 잠들려고 낑낑거리며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자기 아빠 닮아 착한가보다.

집착의 끈을 쉽게 놓는 아기, 참 부드러운 존재인 것 같다. 백해무익한 분한 생각의 끈을 놓는 것이 내겐 참 어려운데. 천국은 어린아이와 같은 자들의 것이라는데, 완전 어렵구나 어린아이처럼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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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에게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높은 소리로 '아아-' 소리를 내니 자기도 높은 소리를 낸다. 요즘은 따라하기 재미에 푸욱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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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공갈젖꼭지를 무심코 떼려다가 나도 아가도 멘붕을 경험한 후, 일주일 내내 국내외의 사례를 찾았다. 내가 이것에 이처럼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내 못된 잠버릇, 이갈이 때문. 어릴 적 엄마가 손가락을 강제로 못빨게 했더니, 그 다음엔 귀가 곪아터지게 만지고, 그걸 강제로 못하게 했더니, 이젠 그게 잠재의식에 올라붙어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이를 갈게 하고 있는 것.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난 송곳니가 없다. 밤샘 능력이나 늦잠이 없어서 엠티 등등을 가면 매우 곤혹스러웠다. 시집 가서 남편이 놀랄지도 모른다는 것도 큰 걱정이었다. 차라리 나이스하게 코를 고는 편이 낫다.

엄마는 어릴 때부터 정말 단호하고 엄격했는데, 닳아진 내 송곳니와 어릴 적 피나게 긁어 약해진 두피 등등을 보시면 아직까지도 미안해 하신다. 난 정말이지, 그걸 피하고 싶을 뿐이고 ㅠㅠ (다행히 남편은 잠 귀가 심히 어둡다 할렐루야 여호와 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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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갈 젖꼭지가 안좋은 이유들이 몇 가지가 있었는데, 주로 1) 영구치가 자랄 때 치열이 나빠짐 (의견 분분) 2) 언어와 감정표현 발달이 늦어진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따지면 상준이한테는 해당사항이 없는게, 상준이는 하루 중 낮잠과 밤잠을 잘 때 5~10분 정도 물고 있는 게 다라서 영구치에 영향을 주는 것도 미미할테고, 자기 직전 몇 분이 언어와 감정표현을 하는 시점도 아닐 것이기 때문. 그리고 지금처럼, 공갈 물리고 침대에만 눕히면 아무런 수면의식도 필요없이 스스로 잠드는 이 달콤함을 내 어찌 포기할 수 있단 말인가 ㅠㅠ 하여 나중에 말 귀 알아먹을 때 떼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가, 그 때는 고집이 생겨 더 힘들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시도해보았다.

예전처럼 배신감이 들도록 공갈을 자르거나 하지 않았다. 잠들기 한 시간 전부터 '오늘은 쪽쪽이 안하고 자는거야'를 주지시켰고 눈감고 자는 모양의 토끼를 가리키며, '봐, 토끼도 쪽쪽이 안 물고 자네' 말해주었다. 공갈 젖꼭지는 아예 치워버렸다.

아이의 피곤하고도 스트레스 없는 육신을 위해 오전엔 4.19탑에서 열혈 걸음마를, 오후에는 보육센터에서 폭풍 놀이를 시켰다. 피곤에 쩔은 아이는 침대에 있어야 할 쪽쪽이가 없으니 막 울어재꼈다. 쪽쪽이 대체물이 될만한 칫솔과 토끼인형을 놓아 주었는데 얘한테는 별 효과가 없었다. 우는 아기를 안고 달래며 다시 대화를 시도. 나와서 그네를 태워 반 혼절 상태를 만들었다. 다시 안고 들어가니 아까처럼은 안 울고 칭얼칭얼. 이때다 싶어 등을 토닥토닥하며 the lord bless you and keep you... and give you peace, and give you peace, and give you peace를 완전 간절히 불렀다. 아 근데 10분만에 그냥 잠들어주었다 ㅠㅠ

이렇게 공갈을 떼는건가? 샴페인을 터트려도 되는건가? 있다가 밤에 깨었을 때 휙 물려주기만 하면 되었던 공갈이 없는 상황은 어쩌지 ㅠㅠ

기록을 마친 이 시각 아홉시 십일분. 체력을 비축하려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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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때는 물리지 말까... 잠깐 생각해보다가

공갈로 인해 찾아왔던 내 삶의 평화를 떠올리고 망설여지네.

아냐, 지금은 이런 생각할 때가. 어서 자자 ㅎㅎ 

혼자 잘 놀던 아기는 어디를 가든 징징거리며 졸졸 쫓아다닌다. 덕분에 잘 때만 간신히 화장실 간다. 터질듯 배부를 때도 내가 먹고 있는 반찬을 내놓으라며 징징 운다. 웬만한 반찬에 다 마늘, 고춧가루가 들어갔는데, 매운 맛에 한 차례 울고 나서도 더 달라고. 아기 반찬 따로 만들어야 겠다. 덩치도 커다란 녀석이 힘에 부칠 때가 많은데, 잘 먹고 잘 자주는 것만으로 감사해야 하는건가. 날이라도 풀려서 다행이다. 공원이나 시장이라도 갈 수 있으니.
어떤 엄마들은 무리지어 아이들 데리고 카페니, 음식점이니 잘도 다니는데 난 그게 힘들다. 어울리는 것이 싫거나 아이가 다치는게 염려되어서가 아니다. 남한테 피해줘서 아쉬운 소리 듣는게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다. 인적이 드문, 드넓은 4.19국립묘지는 그런 내게 최적의 장소이다. 그러다가 아가도 은둔형 까칠이 엄마 닮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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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정보센터 놀이방에 가면 신기하게도 상준이는 자동차류를 오래 갖고 놀고, 주방놀이나 분홍색 캐셔 장난감(훨씬 재밌는데!)엔 짧은 관심만 보인다. 그간 아기에게 성별을 구분해서 장난감을 쥐어주지 않았다. 센터에서 요정의 소꿉놀이 세트를 빌려온 적도 있었다. 버스 장난감을 무지막지하게 좋아한 나머지, 넘어질 때도 양손에 그걸 쥐고 놓지 않더라. 장난감 웬만하면 사주지 않으려 했는데 이건 꼭 사줘야겠다 싶어 파란, 초록 시내버스가 있는 차고지 세트를 사줬다. 도로변에 나갈 때면 시내버스들을 보고 흥분해서 소리지르고 난리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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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길에 만난 엄마는 잔뜩 찌푸린 얼굴로 등교길의 어린 아들에게 마구 쏘아대고 있었다. 첫마디부터 "너 이리 오라고" 하는데, 당연히 오지 않을 것을 예상한 듯이 경고와 협박의 아우라를 마구 풍겨대고 있었다. 여간 악동이 아닌가보다. 순간 섬찟한 게, '저 아줌마도 나처럼 마르고 닳도록 뽀뽀하고 울 아기보다 스윗한 아기는 없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겠지' 싶었다. 아동 문제행동에 대한 방송인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서도 부모들이 입을모아 '아기땐 정말 예쁘고 착했는데' 하지 않던가. 나도 우리 이상준에게 저런 식으로 말하게 될 날이 올까. 난 얼마만큼 인내하고 기다려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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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나름 훌륭하다 이름난 어른들, 특히 목회자의 자식들이 불량한 모습을 보면 '자녀 양육도 잘 못하는 위선자'라 감히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아이를 낳고 나니 그야말로 큰 오만이고 교만이란 생각이 든다. 너는 얼마나 잘할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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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목사님은 아들에게 주신 주례말씀에서 '사랑에 자신을 갖지 말라'고 하셨다. 우리의 사랑은 자동으로 다이아몬드처럼 견고해지는 것이 아니다. 하루하루의 말과 마음가짐이 쌓여서 되는 것이다. 그리 따지면 자녀를 키우는 것 만큼 더디지만 눈부신 사랑의 열매를 보여주는 일도 없겠구나.  

잘때만 공갈젖꼭지를 찾는 상준. 공갈젖꼭지를 떼야 한다는 친구의 말에 아무 생각없이 앞부분을 쑹덩 짜르고 자리에 누운 아기에게 내밀었다. 아, 그 다음에 몰려온 것은 막심한 후회. 아이는 엄청난 실망과 좌절, 배신감을 쏟아내고 있었다. 우는 아이 옆에서 등을 두드려주며 노래를 불러주는데도 발을 동동 구르며 이럴 수는 없는거라고 괴로워했다. 그러다 결국 지쳐 잠들었다. 문제는 깨어나서도 아이의 욕구불만이 풀리지 않은 것이었다. 얼굴을 계속 긁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어도 칭얼대고. 훈육이 필요한 때도 있지만, 직감적으로 이 방법은 정말 아니다 싶었다.

상준이를 잘 관찰하고 그에 맞게 대응했어야 했는데 그냥 덜컥 해버린게 화근이었다. 아이가 좀 더 커도 비슷한 일이 있을 수 있겠구나 싶다. 어떤 아이에겐 수월한 일이 어떤 아이에겐 지옥같을 수도 있는 것인데. 아이들은 이미 달라도 너무 다르고 개성도, 각자의 타이밍도 다 다른법인데. 이 학원이 좋다, 이 학습지가 좋다더라, 이 시기를 놓치면 큰일난다 하며 우르르 시켜버리는, 그토록 싫어하는 엄마군과 뭐가 다른가.

너의 눈을 보고 널 이해하려고 노력할게. 우리 내일도 신나게 잘 지내보자 아들램.

아기를 데리고 놀러온 친구를 배웅하고 유모차 밀고 돌아오는 길, 피아노 학원에서 멜로디 짚는 연습 하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두 옥타브 위에서 선생님이 함께 짚어주는 소리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손등 찰짝 맞을 때면 또록 또록 눈물 흘리며 연습했던 하논소리조차 이렇게 피아노 학원에서 흘러나오면 아련히 행복해진다. 당시엔 아픔이었는데 돌아보면 아름다운, 뭐 그런 거

날이 풀렸다. 요 며칠 날이 서 있었고, 상준이는 더 칭얼댔다. 돌아보니 나의 날카로움이 아이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따뜻해진 기온, 편안한 친구의 방문, 저녁하늘에 울려퍼지는 피아노 소리에 마음이 치유되었다. 상준이에게 엄청난 뽀뽀를 쏟아붓고 숨바꼭질도 한참 해주었다. 목욕 후 곁을 지키지 않아도 깊은 잠에 빠져든 아이. 평안을 위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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