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때만 공갈젖꼭지를 찾는 상준. 공갈젖꼭지를 떼야 한다는 친구의 말에 아무 생각없이 앞부분을 쑹덩 짜르고 자리에 누운 아기에게 내밀었다. 아, 그 다음에 몰려온 것은 막심한 후회. 아이는 엄청난 실망과 좌절, 배신감을 쏟아내고 있었다. 우는 아이 옆에서 등을 두드려주며 노래를 불러주는데도 발을 동동 구르며 이럴 수는 없는거라고 괴로워했다. 그러다 결국 지쳐 잠들었다. 문제는 깨어나서도 아이의 욕구불만이 풀리지 않은 것이었다. 얼굴을 계속 긁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어도 칭얼대고. 훈육이 필요한 때도 있지만, 직감적으로 이 방법은 정말 아니다 싶었다.

상준이를 잘 관찰하고 그에 맞게 대응했어야 했는데 그냥 덜컥 해버린게 화근이었다. 아이가 좀 더 커도 비슷한 일이 있을 수 있겠구나 싶다. 어떤 아이에겐 수월한 일이 어떤 아이에겐 지옥같을 수도 있는 것인데. 아이들은 이미 달라도 너무 다르고 개성도, 각자의 타이밍도 다 다른법인데. 이 학원이 좋다, 이 학습지가 좋다더라, 이 시기를 놓치면 큰일난다 하며 우르르 시켜버리는, 그토록 싫어하는 엄마군과 뭐가 다른가.

너의 눈을 보고 널 이해하려고 노력할게. 우리 내일도 신나게 잘 지내보자 아들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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