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잘 놀던 아기는 어디를 가든 징징거리며 졸졸 쫓아다닌다. 덕분에 잘 때만 간신히 화장실 간다. 터질듯 배부를 때도 내가 먹고 있는 반찬을 내놓으라며 징징 운다. 웬만한 반찬에 다 마늘, 고춧가루가 들어갔는데, 매운 맛에 한 차례 울고 나서도 더 달라고. 아기 반찬 따로 만들어야 겠다. 덩치도 커다란 녀석이 힘에 부칠 때가 많은데, 잘 먹고 잘 자주는 것만으로 감사해야 하는건가. 날이라도 풀려서 다행이다. 공원이나 시장이라도 갈 수 있으니.
어떤 엄마들은 무리지어 아이들 데리고 카페니, 음식점이니 잘도 다니는데 난 그게 힘들다. 어울리는 것이 싫거나 아이가 다치는게 염려되어서가 아니다. 남한테 피해줘서 아쉬운 소리 듣는게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다. 인적이 드문, 드넓은 4.19국립묘지는 그런 내게 최적의 장소이다. 그러다가 아가도 은둔형 까칠이 엄마 닮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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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정보센터 놀이방에 가면 신기하게도 상준이는 자동차류를 오래 갖고 놀고, 주방놀이나 분홍색 캐셔 장난감(훨씬 재밌는데!)엔 짧은 관심만 보인다. 그간 아기에게 성별을 구분해서 장난감을 쥐어주지 않았다. 센터에서 요정의 소꿉놀이 세트를 빌려온 적도 있었다. 버스 장난감을 무지막지하게 좋아한 나머지, 넘어질 때도 양손에 그걸 쥐고 놓지 않더라. 장난감 웬만하면 사주지 않으려 했는데 이건 꼭 사줘야겠다 싶어 파란, 초록 시내버스가 있는 차고지 세트를 사줬다. 도로변에 나갈 때면 시내버스들을 보고 흥분해서 소리지르고 난리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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