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농부가 밭에 씨뿌리는 비유를 들을 때면 항상 나는 '돌밭'과 '가시나무밭'이 아닌 '좋은 밭'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믿는데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돌밭과 가시나무밭에도 싹은 어쨌거나 피어난다는 것. 정작 그 밭이 무슨 밭인지는 시간이 좀 지나야 드러난다. 오늘 스물아홉짜리 머리 굵은 내게 예수님은 다시 한번 친절히 일러주신다.
돌밭- 문제와 박해 (인간관계, 특히 '쿨'하지 못한 크리스챤으로서 살아가는 것의 갈등) 가시나무밭- 세상적인 걱정 (돈, 직업, 주택)
나는 어느새 소중한 나의 새싹이 뿌리내리지 못하게 하는 건 아닐까? 가까스로 뿌리를 내렸는데 가시를 드리워 내 안에 선한 것이 맘껏 자라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대충 세상에서 쿨하고 덕 많은 사람, 어느 정도 부유함을 누리며 명성도 갖게 되었는데 결국 천국 문앞에서 창피 당하는 사람이 되는 건 아닐까?
분명 주변에서 삼십배 육십배 백배의 열매를 맺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그들은 자신을 하나님께 던진 사람들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본 보고서는 감속성장과 복지확장의 시기에 한국사회에서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의 조화와 합의 도출은 중요한 해결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의 조화로운 결합방안과 합의 도출을 모색하기 위해 우리보다 먼저 이러한 문제들을 경험한 스웨덴, 영국, 미국의 사례를 검토하여 우리 사회에 주는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 스웨덴은 2차대전 이후 황금시기에 케인즈주의적 거시경제정책과 적극적인 사회정책을 결합시켜 경제성장과 완전고용, 세계 최고수준의 복지국가를 달성함. 1990년대 후반 이후 물가안정에 기초한 건전한 경제성장을 지향하기 위해 긴축정책과 함께 사회정책 운영도 프로그램별로 개혁의 완급 조절, 최빈곤층을 위한 '복지축소의 정치' 추진으로 사회적 저항 최소화
- 영국은 복지국가체제의 대표적 국가에서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로 급진적 전환을 경험한 국가로서, 전후 50여 년 동안 진행되어 온 영국 복지국가의 형성과 쇠퇴는 영국 사회경제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 고리 중의 하나임.
- 미국은 사회정책에서도 시장의 역할을 강조하고 사회복지정책이 주로 빈곤대책으로 집중됨. 미국은 교육을 통한 개인의 자발적 노력을 강조함으로써 신자유주의적 사회정책의 핵심적 사항을 보여주고 있고, 이 과정에서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의 조화는 경제철학을 구현하기 위한 사회정책의 시장화를 통해 달성되었으며, 미국적 사회정책은 이러한 기반위에서 경제정책과 ‘조화’를 이뤄내고 있는 것으로 보임.
- 이와 같은 사례 연구가 한국 사회에 주는 정책적 시사점으로 우선 정책간 조화 및 합의의 도출을 보는 기본인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임. 첫째, 성장과 분배의 상충가능성은 사회경제정책의 본질적 특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정책의 내용과 방향성에서 나옴. 따라서, 사회정책을 희생하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경제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 둘째,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의 조화는 단순히 양 정책들간 조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경제적인 배경과 대외정책, 대외관계와의 조화 속에서 폭넓게 조망되어야 함. 셋째, 시장친화적 사회정책이 반드시 효율적이고 성과가 뛰어난 것은 아니며, 사회지출은 본래 스스로 계속 증가하는 성격을 갖고 있음에 유의, 넷째, 합의의 도출은 세력들간 합의의 도출만이 아니라 국가와 개인, 사회와 개인과의 관계에서도 도출될 수 있음.
- 정책의 내용과 방향성과 관련하여, 첫째, 경제정책은 전통적인 사회정책적 과제까지도 어느 정도 감당하는 경제정책이 될 필요가 있으며, 사회정책 또한 ‘사회학습망’과 ‘고용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성장 친화적인 성격을 띠어야 함. 둘째, 정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할 사회정책의 범위를 정해야 함. 셋째,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의 상위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양 정책간의 조화를 도모할 수 있음. 넷째, 경제정책과 사회정책간의 조화 또는 충돌과 함께 경제정책들간의 충돌 및 사회정책 내부의 정책적 모순과 충돌이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음.
- 정책의 집행 및 전달의 방식과 관련하여 사례 연구가 시사하는 바는, 첫째, 정책의 입안과 집행이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사회적 합의에 기초하여 정책 변화를 추진해야 함. 둘째, 사회정책의 효과에 대한 정밀한 모니터링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사회정책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 중요, 셋째, 합의의 도출을 위해서는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
- 국민들의 조세저항과 관련한 해외 사례의 시사점은 첫째, 사회정책은 가능한 한 많은 국민이 수혜자가 되는 보편성을 지녀야 함, 둘째, 세정의 선진화와 조세정의의 실현은 조세저항을 줄이고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매우 중요, 셋째, 사회정책을 위한 재원조달에 대한 유연한 접근이 필요함.
누스바움 박사님이 고향에 다녀오시는 사이 박사님 방 화초에 물을 주었다. 센스만점 박사님은 베레모에 나비넥타이를 하고 귀환하시어 손이 으스러지게 악수를 청하셨다. 그리고 고맙다고 저렇게 예쁜 화분을 선물해주셨다.
하도 기분이 좋아 박사님께 감사 메일을 드렸다. "박사님은 언제나 저에게 상쾌한 스위스 바람을 가져다 주시는군요!" (선물의 힘은 실로 막강하다) 이 귀여운 산타 할아버지는 답장을 보내왔다. "As you may know Switzerland is always ready for fresh wind"
한동대 총장님이 미국에 갖고 가셔서 모금을 위해 상영할 홍보 동영상에, 별 생각없이 기꺼이 출연하겠노라고 했다.
저에겐 이런이런 꿈이 있습니다, 한동대에서 이런이런 영향을 받았습니다, 거짓말은 아니었지만 '용도에 맞게' 좀 거창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더랬다. 아직 그 동영상을 직접 본적은 없지만, 아마 능력있는 친구들이 더욱 거창한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잘 편집했을 것이다.
이후에 알고보니 지금 하버드 캐네디 스쿨에서 학생회장으로 당선되어 이름 날리고 계시며 신문에도 크게 발표된 최유강씨(전 한동대 학생회장)도 그 클립에 들어있다고 했다. 어휴, 그런 대단한 분과 같이 출연하다니. 뭐 그래도 상관없지, 저 멀리 미국에서 총장님이 한동대 기금마련을 위해 사용하신다면야.
그러나 왠걸, "이화야, 횃불회관에서 학교 홍보 설명회할 때 니 동영상 봤다." "어제 동문회에서 틀어준 동영상에 너 나오더라" 그 동영상이 아주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었던 것.
나의 4년간 생활(공부안하고, 가끔 수업 땡땡이도 치고, 발표 준비 안해서 교수님한테 크게 혼나서 울기도 했던 그 암울했던...)을 다 본 친구들이 그 동영상을 봤을 거라 생각하니 쥐구멍에 숨고 싶은 생각이 가득했다.
게다가 더 부끄러운 것은 어느 날, 나와 비슷한 꿈을 가졌는데 훨씬 똑똑하고, 상황도 좋은데다가 훨씬 성실하기까지한 그 사람을 보며, 또한 나의 무능함과 게으름을 보며 살짝 토라져 내 꿈을 접기로 마음 먹었던 것.
오랜만에 만난 양해란 목사님은 그런 나에게 따뜻한 일침을 놓으셨다. "아직도 그렇게 어리고 가능성도 많은데다가, 여러 달란트를 받은 니가 지금 땅을 파서 그 달란트를 묻어놓겠다고? 나는 한 달란트만 있어도 두 달란트 있는 것처럼 행동해서 이렇게 바쁜데. 넓은 지평을 바라봐야지." 50대에 들어서시면서 박사논문을 쓰고 계신 목사님의 말씀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는 참으로 별 생각 없이, 아무런 가책도 없이 땅을 파고 있었다. 노력은 해보지도 않고서. 그리고 버릴 꿈들을 잘 포장해서 땅에 넣을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20대의 마지막 1년, 나는 다시 꿈을 꾸기로 다짐한다. 가능성이 보이던, 보이지 않던, 눈감는 그 날 까지 이상을 쫓기로. 길을 인도하시는 분도, 타이밍을 정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