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al moment diary 2012/01/10 20:40


얼굴이 또렷해지면서 아가의 촘촘한 속눈썹이 조금씩 드러난다. 부리부리한 눈이 더 두드러진다.
조리원에서 밤중 조금씩 먹던 분유를 끊고 모유만 먹으니 입 주변 돋았던 두드러기가 싹 들어갔다. 목주변 땀띠도. 태지도 벗어지고. 날이 갈수록 훤해진다. 나는 별로 한 것도 없음서 뿌듯해한다.

아직도 서툰 엄마라서 그런지 외할머니랑은 달리 내가 오래 안고 있음 빽 운다.
울 엄마는 집 청소하고 요리해주시느라 드나드시고, 급기야 오늘은 몸져 눕기까지 하셨는데, 근래들어 가장 행복하게 웃으신다.

아가의 웃음과 냄새, 통통한 다리, 울 엄마의 박장대소와 아기 안고 벌이는 부흥회 ㅎㅎ 
이 아름다운 것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일상의 옷을 입고 내게 왔다.  
 
역동적인 상준이 diary 2012/01/04 09:42




조리원에서 동영상 서비스 해줌.
자막, 나는 저런 닭살스런 멘트 날린 적 없는데 알아서 삽입해줬구만. 

생각해보면 상준이 처음 봤을 때 눈물은 커녕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내가 뭘 엄청나게 한 것도 아닌데, 이런 말도 안되는 예쁜 선물을 받았다니. 안겨주는데 왠 외계 생명체가 내 옆에 뙇 누워있는 느낌이었다.

아기를 기다렸지만 눈물로 간구한 적도 없다. 아기에 대한 기도는 늘 기쁨이었지, 헝그리함은 아니었다. 선물을 왜 눈물로 간구하나, 믿고 즐겁게 기다리면 되는 것을.
그런데 요즘은 젖 먹이다가 배시시 웃어줄 때, 다리를 쭉 뻗을 때 왈칵 눈물이 날 때가 있다. 미켈란젤로 천정화를 볼 때의 그런 류의 감동인 것 같다. 물론 강도는 몇 배 더 세지만. 세상에서 젤 아름다운 피조물이 내 품에 안겨 있잖아!

배속에서 나온지 열흘 된 똘망똘망 상준이.



눈 크게 뜨고 사색에 잠기다가 하품하다 이윽고 잠드는 게 일상.
너무 많이 먹어서 첨엔 좀 피곤했는데, 이윽고 하나님이 상준이에게 일용할 양식을 충분히 내려주셨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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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동생도 어릴 때부터 모유 잔뜩 먹고 토실토실해서 둘 다 장군감 소리 듣고 컸단다. 엄마께 감사
애교라곤 눈꼽만치도 없는 딸, 아가 낳고 산후조리 하니 엄마 생각이 많이 난다. 미안한 마음. 애교는 못떨어도 잘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