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해서 쉽사리 생각을 떨칠 수 없었던 작은 사건을 통해 깨닫는다.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 일인지를. 개미 한마리 밟을까봐 부드러운 솔로 딛을 곳을 쓸고 다니는, 한 때 비웃었던 승려들만큼이나 만물을 배려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화려한 명목으로 치장한 모든 것의 내밀한 곳에 개인의 욕망이라는 것이 화장 떡칠을 하고 앉아 있다는 것을. 원망의 화살은 결국 삶의 어느 시점, 어떤 영역의 내게 돌아온다는 것을. 

아름다움은 끊임없는 자기 반성에서 온다는 것을.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도 결국엔 내 의지보다는 늘 갈고 닦은 맑은 기운에 달려 있다는 것을. 욕망이 적을수록 붙잡을 것도, 두려울 것도 없다는 것을. 짧은 생, 내 욕망에만 충실하다가 배터리 50%가 남은 채 그 분 앞으로 갈 수는 없다는 것을. 


학교에서 꼭 한 번은 눈물 짓는 너.

어린이집 친구들과 담임 선생님까지 같이 올라간 학교에서도 낯설어 마음 시려 우는 너는 나를 닮았다. 

울어도 돼. 울다 보면 괜찮아져. 

울었단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 터져 버릴 것 같지만, 어느덧 쑤욱 자라 돌아보며 웃을 날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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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엔 조금 나은 얼굴로 등교했다. 

지난 밤 여혐러가 흩뿌린 어둠이 싸악 가시고 광명이 찾아왔다. 누가 나의 하루에 어두움을 드리울 수 있는가. 이런 승리의 광명앞에!! 

아이를 키운다는 건 끝없이 기도하는 일인가보다. 


내면에는 장엄한 오케스트라가 펼쳐지지만 돈 없고 인맥도 없는, 꼴랑 음악혼 하나만을 불태우는 외로운 이들에게 누군가가 선사한 Musical Instrument Digital Interface. 퀄리티를 좀 높여보고자 과외를 받았다. 재미는 있지만 하면 할수록 '돈이 더 많이 있음 이것도 저것도 할 수 있을텐데' 싶은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펼쳐보자. 고비용 구조에 주눅들지 말자. 어느 외로운 방에 앉은 이의 마음에 가 닿을 수 있다면 그걸로 된 것. 올해는 소소한, 일기 같은 곡들을 내놓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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