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함께 와인을 마셨다.

이런 저런 수다를 떨다가
친구는 소개팅이 성공적이지 않았다고 불평했다.
연락없는 소개팅남에게 둘이서 머리를 맞대어 문자를 보냈다.
돌아온 것은 무미건조한 답 뿐이었다.
못난 놈, 주말에 만나자고 하면 어디 덧나냐


나는 재우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했다.
친구의 뺨에 갑자기 반짝 눈물이 보였다.
친구는 와인에 취하고
나는 안타까움에 취했다.


친구는 맨날 야근을 한다.
나는 좀 생활을 바꾸라고 제안했다.
어리석게도 충고랄 것이 그것 밖에는 없었다.


옛날 몇몇 어른들의 말씀이 불현듯 떠오르네.
연애는 '나중에' 하라고.
왜 그들은
'나중에'는 사랑에 빠지기 어려워진다는 것을
말해주지 않았을까.


그나저나 이 자식,
오늘 밤은 편히 잠들었으면 좋겠는데.

유복한데다가 신앙심 깊고, 올바르기까지 친구들이
너무나 당연하게도 연속된 행복을 마음껏 누리는 것을 보면서
내게도 저런 일이 가능할까 싶었다.

내게 좋은 일이 생기면
왠지 그 다음의 안좋은 일이 생기기 위한 전주곡일 뿐,
내 인생은 항시 슬픔과 고통과 번민, 그리고
이에서 벗어난 것에 대한 감사의 순환일 뿐일 것이라 생각했다.
참 어리석게도 말이다.

오늘 나는 하나님의 손이 함께 이 모든 과정에 함께 하심을 느꼈다.
그리고 하나님은 이 순간을 내가 마음껏 누리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바보같은 겁쟁이에게도 찾아오신 놀라운 복음은
내가 뭘 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딸이기 때문에
나에게 복을 주신다는 사실이다.
그 복은 언제나 쾌락을 주는 것은 아니나
배이화에게 더없이 완벽한 맞춤'복'이다.

산을 타고 불어와 내 얼굴에 입맞추는 부드러운 미풍에 감사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당신은 완벽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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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차게 계속되는 버스 셀카


자주 이용하는 버스 시간 안내 서비스, 안내를 기다리는 동안 '봄노래'가 흘러나온다.





피아노 학원을 다녔던 어릴 적,
지겨운 하농과 체르니를 다 치고나면 제일 재밌는 소곡집을 쳤는데
특히 나는 이 봄노래가 치고 싶어서 '얼른 다음 진도로 나갔으면' 바라지 않았던가


도로롱 도로롱 ♪♬
봄노래를 치는 동안은 마음 속에서 옷갖 종류의 꽃들이 피어났다.
봄을 만질 수 있었다.


명곡이라서 그런지 봄노래며, 엘리제를 위하여는 언제나 각종 대기음악으로 쓰이곤 한다.
그러다보니 듣기 좋다기보다는 당연하게, 조금은 귀찮게 들릴 때가 많다.  
어릴적 그렇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 곡을 연주했으면서도 말이다.


비약인지도 모르겠지만 봄노래가 꼭 우리 엄마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우면서도 언제나 거기에 있어서 
못된 딸래미한테 귀하게 여김 받지 못하는 우리 엄마.


시집가기 전에 조금이라도 엄마한테 더 잘해야지
아니 계속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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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아침은 일찍도 오는지, 아직도 하늘이 퍼런색일 때 새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신게지-


김동호 목사님의 설교는 늘상 반복되는데도
지난주 새신자 인도 예배때 설교는 더 강렬했다.
더이상 잠들지 못하며 계속 그 말씀을 생각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내 인생에 네비게이션을 다는 것이다.


나, 왜 네비게이션을 켜지 않는걸까.
남들한테 자랑이나 하는 용도로 밖에 쓰지 않는 것 같다.


그게 너무 마음 아팠다.
바보같은 내 인생이 너무 불쌍하자나.


주의 말씀으로 내 길의 빛을 삼자.
믿는 자에게 방황은 없다.







Zard보컬이 자궁암 선고를 받고, 그걸 치료받으러 댕기던 중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뇌진탕으로 사망했다 -_-
그 사람은 자궁암 걱정만 했을텐데


초딩때 친구들을 만나서 사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때가 때이니 만큼 결혼과 육아, 투자가 주요 이슈였다.
앞날은 당연히 계획해야 하는 것이지만,
어떤 변수가 있을지 전혀 알 수 없는 것
하루하루 성실히 겸손하게 사는 수 밖에


나 사실 6학년 때는
너희들이 이런 모습이 되어있을지
조금도 예측치 못했다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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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 교수님집 쌍둥이가 벌써 이렇게 컸다.
표정 어떡해잉
하루 빨리 보고 싶다.

누가 딸이고, 누가 아들이게요? (앗 옷 때문에 다 티나려나)

아래는 예전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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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너무 좋아잉
엄마는 아이 셋 키우는 것처럼 힘들다고는 하던데.



믿을만한 소식통으로부터 연예인들의 지저분한 생활에 대해 들었다. 정말 그 사람 만은 절대 안그럴 것 같았는데 바로 그 사람의 이야기였다.
왜 그 사람이 그랬어야만 했을까 생각해보니 '돈' 때문인 듯(명예일수도).



결혼을 계획하면서 돈에 대해 많은 생각이 생긴다. 어휴, 좀만 더 있으면 좋을텐데.
그러나 다시한번 마음을 다잡는다. 그 어떤 경우에도 돈이 최우선 고려사항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건 행복을 좀 먹는 짓이다.



지혜를 주세요.

회사로 출동 직전, 양말을 신으려다가 변덕스럽게 우쿨렐레를 집어든 이화
그럴거면 침대나 정리하고 나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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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신청해도 안되는 ebs 스페이스 공짜공연, 소정이가 당첨되어 같이 가게 되었다.
정재열이라는 재즈 기타리스트의 무대인데, 들어본 적은 없는 이름이었다.
그런데 세션이 무려, 김 광 민 이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재즈 아리스트!!

김광민씨가 아주 가까이 우리를 스쳐지나갈 때 우린 열광했다. 오, 착하게 생겼다!

정재열이란 사람은 아주 훌륭한 기타리스트였다. 그러나 나처럼 무지한 사람, 또는 소정이처럼 피아노에 관심이 많이 쏠린 사람은 김광민에게 주목할 수 밖에 없었다.

김광민씨의 피아노는 아주 담백하고, 겸손했다.
미친듯한 스케일을 자랑하지 않았으나, 삘을 술술 풀어내었고
난해한 모던재즈의 코드조차 왠지 친근하게 연주하여 나의 맘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기타리스트를 서포트해주려는 그런 든든함과 다정함이 연주에 서려있었다...라고 하면 나의 오바인가? ㅋ

암튼
연주가 캐릭터를 반영한다면
그는 정말 담백하고 겸손한 아름다움을 지닌 인간이다.

나는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며 연주하는 키스 쟈렛같은 왕감성쟁이는 조금 그렇드라구.

-

정재열의 이번 앨범 타이틀 곡은 '모래놀이'이다.
기러기 아빠인 전재열은, 6살 아들이 학교에서 영어 실력 부족 때문에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학교 뒷마당에서 모래놀이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때 이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가슴을 쥐어짜게하는 슬픈 멜로디였다.
소정이는 가슴에 손을 얹고 슬픈 얼굴로 감상하고, 뒷자리 누군가는 훌쩍였다.


아들아, 불쌍한 내 아들아
아빠는 이 멀리서 어찌할 방도가 없구나


그러나 하나님 아버지를 생각했다.
하나님은 내가 세상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위축되어 뒷마당에서 무력감에 모래를 가지고 놀고 있을 때 어떻게 하실까.


그 분은 절대 무력하지 않으시다. 모래놀이처럼 하잘것 없는 것을 통해서도 역사하실 것이고, 오히려 청명하게 그 음성을 들려주실 것이다. 쬐끄만 통에 숨어서 곡식을 까부르던 기드온에게처럼 '강한 용사여'부르실 것이다.


다시 생각해보니,
배이화 그런 경험 많이 했다.
내게는 참 든든한 전능자 아버지가 있다.

결혼 준비를 차근차근 하고 있다. 
참 어른이 될 준비를 해본다.


모든 일에 하나님이 함께 해주시길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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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걱정하다 지구 최고 남자를 보고 웃는 배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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