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젤 싫은게 진상부리는 사람인데,

아가들 잠 때문에 한바탕 고생한 후

택배 가져가라고 인터폰을 밤 늦게 울리는 경비아저씨한테 진상부렸다. 이렇게 아줌마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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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세 번 아플 때 한번 아픈, 튼튼한 체력의 소유자였건만 아들 둘 생산하니 몸살이 한달에 한번 찾아온다.

언제나처럼 작은 녀석 목욕통에 누이니 큰 녀석이 와서 등을 짓누르며 방해하길래 '상준아 엄마 콧물이 왜 이렇게 나올까', 한 숨 쉬듯 딴 소리를 했다.  

그런데 녀석이 다다닥 뛰어가서 손수건을 갖고 와서 내 코에 대고 부드럽게 닦아 주는게 아닌가

찡한 녀석, 즈의 아빠 닮아 다정하기는.

이렇게 오늘도 몸살을 이길 힘을 주시니 감사.

라디오에서 보사노바가 흘러나와 막춤을 췄더니
"엄마는 이런 음악이 좋아?"
"응 엄마는 이런 음악이 너어무 좋아. 상준이도 좋아?"
"아니, 난 옥수수 수염 노래가 좋아."(자주 틀어주는 동요)

그래도 동요 틀어달라고 안하고 엄마를 따라 춤추는 아들. 오래도록 기억할만한 고마움. 오늘도 짜증내서 미안해. 내일은 더 사랑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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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처럼 보여도, 촛불처럼 공간을 가득 채우고 마음을 녹이는 힘이 있다. 절대 웃지 않을 것 같은 할아버지의 입꼬리를 올라가게 하고 뻘쭘한 엘리베이터 안의 공기를 훈훈하게 바꿔주니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기를 기다리고 환영하는 이유가 거기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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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돼지우리처럼 어지럽히고 속옷차림으로 배를 내놓고 소파에 뒹굴곤 하던 동생 녀석. 엄마는 한숨을 쉬며 '얼른 장가보내버려야지'하곤 했다.

그런데 결혼을 며칠 앞두고 자기마저 집을 떠나면 엄마 마음이 어쩔고 염려하는 동생을 보고 어쩐지 짠한 기분이 들었다. 맞다. 나도 이젠 엄마.

'니가 아무리 애물단지처럼 굴었어도 엄마한테 너는 빛이야. 집에 빛이 없어지면 얼마나 어둡겠니. 그니까 엄마한테 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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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아기를 본다. 마음을 천국의 빛으로 가득 채워주는 내 사랑.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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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고된 날이면 그 날을 생각해. 너네 둘이랑 아빠랑 같이 자라섬 캠핑장에서 텐트 치고 멀리 스테이지에서 나오는 재즈음악을 듣는거야. 소세지나 감자, 고구마, 마시멜로우를 구워먹어도 좋을 것 같아. 그 때가 되면 이 엄마는 그 좋아하는 와인을 맘껏 마실거란다. 흥이 나면 너네들 손을 잡고 막춤을 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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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육아전투를 위해 아홉시에 누워 상상의 나래
...근데 몇 년 후에나 가능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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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의 늪에서 비빌 여유조차 없다. 힘내서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 상준이 열나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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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서 병자를 본 제자들이 예수님께 "이 사람이 이리 된 것이 이 사람 죄 때문입니까, 부모의 죄 때문입니까?" 물어볼 때, 뭐 이 따위 엉터리 질문이 있는가 생각했다.

그런데 이젠 내가 아이들에게 일어나는 소소한 일에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되네. 한국 부모에게서 유독 두드러진다는 죄책감, 소심하고 초라하게 느껴져서 절대 난 그러지 말아야지 했는데.

우리 아이들이 내 잘못으로 고통받지 않으면 좋겠다.  

오늘 예배 때 들은 말씀에서는 죽어야 산다고 했다. 웬만해서는 절대 지지 않으려 하고, 행여 지는 듯 한 상황에서는 털끝만한 자존심이라도 남겨 두려 하는 나로서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스스로를 죽여도 화병으로 암 걸릴 지경으로 가지 않고 선한 기운으로, 늘 푸른 생명력으로 살 수 있을까. 예수님이 보여주신, 죽어서 진짜 사는 삶, 나도 살 수 있을까. 우리 애들에게 그걸 가르쳐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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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편지를 읽고 있다. 어릴 적 위인전집에서 읽은 고흐는 '우울증 걸려 가족한테 민폐끼치고 결국 자해하는 상또라이' 느낌이었는데, 그의 글을 읽으니 그게 아니네. 하염없이 산책을 하기도 하고, 직장을 잃어도 여행을 하는 등 여유가 있었다. 수십장의 편지를 느긋하게 써 내려가기도 했다. 잠시 전도사로 있었던 교회에서의 설교문은 요즘 설교자들에게선 찾기 힘든 자연에 대한 깊은 관찰과 묵상이 담겨있다.
산책, 편지쓰기 할 여유는 없으나 짬만 나면 스마트폰을 종일 들여다보는, 매일 세상이 무너져 내릴 듯 걱정하는 오늘의 우리는 적어도 고흐한테 미친 놈이라고 말할 자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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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우리를 미친놈 만든다. 신과 우리를 멀게 만들려는 사탄의 전략은 교묘하다.
되도록 우리를 자연과 격리시키고, 시간과 돈에 대해 조바심을 갖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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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난 절대 엄마처럼 되고 싶지도않고, 될 수 없을거야.

미안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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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삶을 부러워하는 것은 어리석은 시간, 감정 낭비다. 삶의 멋이란 바지런히 찾아야 비로소 발견하는 것. 일단 찾으면 간소하면서도 정성스레 유지되어야 하는 것. 돈으로 되는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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