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에는 장엄한 오케스트라가 펼쳐지지만 돈 없고 인맥도 없는, 꼴랑 음악혼 하나만을 불태우는 외로운 이들에게 누군가가 선사한 Musical Instrument Digital Interface. 퀄리티를 좀 높여보고자 과외를 받았다. 재미는 있지만 하면 할수록 '돈이 더 많이 있음 이것도 저것도 할 수 있을텐데' 싶은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펼쳐보자. 고비용 구조에 주눅들지 말자. 어느 외로운 방에 앉은 이의 마음에 가 닿을 수 있다면 그걸로 된 것. 올해는 소소한, 일기 같은 곡들을 내놓아야지.  



미얀마 유혈사태를 보며 착잡하다.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설명 들은 바로는 여기에 역사적으로 아주 복잡다단한 이슈가 얽혀있는데, 그 중 눈에 띠는 건 과거 영국의 식민통치로 인해 그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는 것이다. 

제국주의로 인한 피해는 오늘날 동남아, 아프리카 국가들에 끝없는 빈곤과 절망적인 사회상황으로 고스란히 남아있다. 반면 선진국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과거 침략국들은 비교도 할 수 없는 부를 누리고 있다. 그들 나라의 소위 중간계층, 아니 빈곤층이라는 사람들도 기본적으로 누리는 것들을 생각하면 자괴감이 들 때가 많은데, 피해국가들의 사람들은 오죽할까. 

악한 힘은 선한 힘보다 더 부지런하고  빠른 경우가 많다. 특히 거기 욕망이 얹혀지면 폭주기관차 내지는 불도저가 되어 겉잡을 수가 없게 된다. '좀 더 부강하게'라는 목표 아래, 타인의 삶과 미래를 파괴하는 행위를 언제까지 봐야할까. 과거의 악의 뿌리 내려 사람들을 고통에 빠뜨리는 이 현장, 그리고 지금 바로 이 때도 오로지 자기의 배만 불리려는 사람들의 탐욕이 너무나 화가 난다. 

욕망이 얽힌 악이 마구 팽창하는 때 우리는 어떤 씨를 심어야 할까. 욕망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나를 다잡고 아이를 키우는 것에서 나아가, 사람들에게 욕망이라는 함정에 빠져 이웃과 세상을 짓밟는 행동을 정당화 하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겠지.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책임질 일은 책임져야 한다고, 약자의 편에 서야겠지. 생명을 귀히 여기고 평화의 도구로 사는 삶을 위해 기도한다. 그리고 오늘도 핍박 또는 무시를 받으며 그 길을 걷는 눈물의 선지자들을 위해 기도한다.


남편이 하루 사이 조그만 새끼 바퀴 두 마리를 보았다. 

미뤄두었던 가스레인지 닦기를 시작. 락스 뿌리고 닦고.. 하다보니 저 쪽 그릇장에 예전 흘린 국물이 보여서 거기도 닦고. 스텐레스까지 더러워 보여 베이킹소다와 식초 끓인 물에 담구고....이러고 나면 상쾌한 기분이 들어야 정상 아니냐. 뭔가 기운이 주욱 빠지고 착취 당한 기분은 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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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에 놀러갔다가 MBTI 자료를 모으는 친구가 권하여 해보았는데, 수년 전, 몽상가적 INFP 기질은 돌보미형 I SFJ 바뀌어 있었다. 다른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엄마가 되어서겠지. 

엄마와 함께 사는 친구는 아직도 수채구멍에 머리카락을 치우는 일만큼은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난들 하고 싶어 했을까. 엄마니까 그냥 하는거지. 

오늘의 내가 더 나은 인간이 되었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나 아닌 누군가를 위해 바퀴벌레도 잡고, 집안의 묵은 때를 벗겨낸 후 진이 빠져버리는 이런 나를 더 예뻐해주고 싶구나. 오늘을 살아내는 니가 장하다고, 자주 토닥토닥 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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