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해서 쉽사리 생각을 떨칠 수 없었던 작은 사건을 통해 깨닫는다.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 일인지를. 개미 한마리 밟을까봐 부드러운 솔로 딛을 곳을 쓸고 다니는, 한 때 비웃었던 승려들만큼이나 만물을 배려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화려한 명목으로 치장한 모든 것의 내밀한 곳에 개인의 욕망이라는 것이 화장 떡칠을 하고 앉아 있다는 것을. 원망의 화살은 결국 삶의 어느 시점, 어떤 영역의 내게 돌아온다는 것을. 

아름다움은 끊임없는 자기 반성에서 온다는 것을.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도 결국엔 내 의지보다는 늘 갈고 닦은 맑은 기운에 달려 있다는 것을. 욕망이 적을수록 붙잡을 것도, 두려울 것도 없다는 것을. 짧은 생, 내 욕망에만 충실하다가 배터리 50%가 남은 채 그 분 앞으로 갈 수는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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