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포지엄 참가를 위해 스탠포드 대학교를 방문할 수 있었던 것은 내게 참 큰 행운이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그 아름다운 스탠포드 대학 캠퍼스의 사진 찍을 여유도 없었다. 구글에서 내가 받은 느낌과 가장 유사한 사진들을 검색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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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겨진 야자수들 - 따뜻해서가 아니라 옮겨심었다고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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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댕기는 학생들이 다 영특해보였다 - 공부하고 싶은 마음도 마구 솟구침

회사에서는 보건분야의 빅가이들의 명강연을 들을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Unite for Sight'에서 개최하는 '전지구적 목표 달성을 위한 진보와 혁신 및 모범사례'라는 주제의 이 심포지엄을 일정에 넣었으나, 실제로는 석박사 과정에 있는 학생들이나 NGO 실무진들이 각 교실에서 자신이 맡은 분야에 대해 강의식으로 전달하고 참가자들은 원하는 교실로 찾아가 듣는 소박한 방식이었다. 예상 밖의 형식의 심포지엄이었지만 나로서는 '돈 들여서 공부를 했다면 이들처럼 살아내야지' 하는 큰 깨달음을 얻는 감동의 시간이었다.


첫번째로 들은 강의는 U.C. Berkeley에서 박사과정 공부 중인 인도 유학생 컴퓨터 공학도 Sohesh Surana의 ' 인도 지방에서 WIFI 기술을 이용한 저가 장거리 안과진료 네트워크-Aravind 경험을 중심으로' 라는 주제였다.


기술적인 내용들은 잘 이해가 안갔지만 요점은, 아주 적은 비용으로 시각장애를 예방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는 지역민들을 위하여 원격 진료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것이었다. 이 박사과정 학생은 두 곳의 시골마을에 성공적으로 이 시스템을 도입하였으며 앞으로 5년 내에 12개소를 더 오픈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준비한 슬라이드에서 치료받은 노인들의 모습을 보는데 가슴이 뜨거워졌다.


두번째 들은 강의는 한눈에 보기에도 너무나 어려보이는, 말쑥하고 수줍어 보이는 Daniel Zoughbie의 강의였다. 옥스포드 연구석사로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 사람 프로필이 독특하다. 가난한 지역의 질병 등 보건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Global Micro-Clinic Project라는 단체의 창단자이자 대표인 것. 스물 세살에 이 단체를 세웠다고 한다. 현재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가자지구의 보건상황을 개선하는 것이다. 글씨 하나 없이 사진들로만 이루어졌으나 명확히 메세지가 전달되는 감성적인 프리젠테이션이 인상적이었다.


그간 나는 왜 공부를 하였던가. 그냥 주변인들이 가니까, 아무런 목표의식 없이 따라간 건 아니었을까. 왜 유학을 꿈꾸었던가. 프로필 잘 쌓아서 보다 pay좋은 직장에서 사회적 위치를 인정받으며 살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이런 질문에 나는 떳떳하게 '그렇지 않아!'라고 대답할 수가 없다. 부끄럽게도.


아름다운 젊은이들을 보면서, 다음에 공부를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 역시 사람을 살리는 일에 주력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상을 꿈꾸고 현실생활에서 이를 구현하기 위해 밤새 고민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배워서 제대로 남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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