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시간, 목사님은 큰 부담이 되지만 반드시 이루고 싶은 사업에 대해 신나게 말씀하셨다. 물론 교회차원의 사업이지만 목사님의 평생을 걸 목표이기도 하였다. 많은 똑똑한 인재들이 모이고, 기도가 모이고, 돈이 모이고 있다. 일이 술술 풀리고 있다.

몹시 부러웠다.
돈이 모이고 일이 술술 풀리는 것도 그렇지만,
목숨 걸고 일할만한 것을 갖고 있는 목사님이 부러웠다.

모르겠다. 나는 목숨 걸 준비가 되어있는데,
하나님은 아직 요리 솜씨가 서툰 나에게 위험한 식칼을 쥐어주시지 않는 것일까?
난 종일 설겆이만 하고 야채만 씻는 초보 요리사인 것만 같다.

그 사실이 참 서럽고
열매맺는 사역하는 사람들이 부럽고
이제 칼을 쥐고 오이를 나박나박 썰고 있는 내 또래의 사람들이 부럽고
그래서 마음이 조금 삐져서 이 주일날 아버지 집에서 또 투정을 부렸네

하나님은 침묵하신다.
기다리라고, 그리고 열심히 설겆이를 하라고 하시는 것만 같다.

삐졌다고 해서, 평생 설겆이나 합죠 뭐, 라며 입으로 범죄하지 말자.
무거운 내일의 아침이 밝아오면
제일 밝은 미소로 주방에 뛰쳐나가 팔을 걷어붙이는 도급생이 되자.

왕의 식탁을 차릴
일류요리사 되는 꿈
포기 하지 말자. 배장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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