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편지를 읽고 있다. 어릴 적 위인전집에서 읽은 고흐는 '우울증 걸려 가족한테 민폐끼치고 결국 자해하는 상또라이' 느낌이었는데, 그의 글을 읽으니 그게 아니네. 하염없이 산책을 하기도 하고, 직장을 잃어도 여행을 하는 등 여유가 있었다. 수십장의 편지를 느긋하게 써 내려가기도 했다. 잠시 전도사로 있었던 교회에서의 설교문은 요즘 설교자들에게선 찾기 힘든 자연에 대한 깊은 관찰과 묵상이 담겨있다.
산책, 편지쓰기 할 여유는 없으나 짬만 나면 스마트폰을 종일 들여다보는, 매일 세상이 무너져 내릴 듯 걱정하는 오늘의 우리는 적어도 고흐한테 미친 놈이라고 말할 자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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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우리를 미친놈 만든다. 신과 우리를 멀게 만들려는 사탄의 전략은 교묘하다.
되도록 우리를 자연과 격리시키고, 시간과 돈에 대해 조바심을 갖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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