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전 누군가 말했다. 언젠가 아기가 어느 구석에서 눈에 띄지도 않는 먼지 파먹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거라고. 아니나 다들까, 거실 샷시 밑 먼지를 검지로 억지로 파내어 입으로 가져가는게 아닌가. 후닥닥 달려들어 뺐고 손을 씻어주었다.

이것저것 닦는다고 닦지만 아기는 예기치 못한 것을 물고 빨고 한다. 그닥 깔끔하지 않은 나로서는 더 큰 도전이다. 그러다가 그냥 어느 순간 조금 포기가 되더라. 그리고 이상한 긍정화 작용- '죽지는 않겠지'->'면역력이 올라갈거야!' - 이 더해져서 멘붕에 빠지지는 않고 있다.

집안에 먼지 한 톨 없이 살면서 아기를 비위생으로부터 감시하는 것, 하고 싶지도 않지만, 사실 할 수도 없다. 집 너무 깨끗하게 치우느니 책 한줄 더 읽으라는 어떤 댓글에 무한 공감이 되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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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부터는 뽀뽀도 해준다. 침이 흥건한 아기의 뽀뽀는 정말 황홀하다.

 

 

내 이미지 속 우리 아기. 잠들면 보고 싶어지는 저 부리부리한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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