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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기에게 그랬듯, 밥을 후후 불어 내 입에 넣어주는 시늉을 한다. 찡해서 평생 효도 다 받은 것 같다.

자동차를 갖고 밀면서 '부웅'소리를 낸다.

젖떼기는 무사히 이뤄진 것 같아 감사하다. 공갈 젖꼭지를 한 5일 정도는 물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것 처럼 보였는데, 이젠 낮시간에는 찾지 않는다. 품에 파고들긴 한다만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 고마워,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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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회사의 업무강도는 매우 높은 편인데, 동료 워킹맘들은 '그래도 집에서 아가 보는 것보다는 매일 야근하는 게 낫다'고 얘기한단다. 나는 그네들이 훨씬 힘들어보이는데.

전업엄마의 소양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지루함에 얼마나 잘 견디는가'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지루함을 도무지 못참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나처럼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것보단 혼자 놀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아기 돌보는 것은 애가 알아들었는지 못알아들었는지 확인하지 못해도 내용을 끊임없이 말해주고,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어주고, 쫓아다니며 다치지 않는가 감시하는 일들이다. 반복과 관찰. 그 역시 혼자 '놀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만 슬그머니 올라오는 재미가 있다. 개미를 한두시간이고 계속 지켜보는데서 오는 그런 재미랄까. 게다가 얘는 개미보단 참 예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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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이눔이 파를 줏어먹었는지 얼굴이 빨갛게 부어올랐고 눈물을 흘리며 계속 긁고 비벼댔다. 멘붕이 오긴 했으나 처음 같지는 않았다. 처음 고기를 먹고 벌겋게 올라왔을 땐 고통스러워하는 아이의 모습에 내가 죽을 것 같았지만, 이젠 한 두 시간 지나면 괜찮아 질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둘째를 키우면 좀 더 수월해 진다는 거구나 싶다. 겁 잔뜩 집어먹어서 '잘 안되면 어떡하지' 노심초사했던 젖물리기, 수면교육, 젖떼기도 어느덧 무사히 마쳤다. 둘째를 낳으면 스튜디오 촬영대신 아빠, 엄마표 스토리 앨범을 만들어줘야지. 돌잔치는 음식점 말고 집에서 해야지. 등등의 구상도 있다. 좀 더 숙련된 엄마에게서 보살핌을 받는다는데 둘째의 메리트가 있는 것 같다. 물론 옷도 물려입어야 하고, 이상하게 사진이 언니 오빠보다 별로 없다는 단점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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