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안아달라고 보채는 이유가 젖떼기 때문인 줄 알았다. 가만히보니, 어른들이 생활하는 영역으로 올라가고 싶은 것이었다. 앙앙 울다가도, 안아올리는 즉시 자기가 만지고 싶은 것이나 가고 싶은 방향을 가리키며 연신 '으응? 으응?' 한다. 팔 힘 없는 엄마는 한 번은 안아주고, 한 번은 방치하고 있다. 이것 저것 만지고 싶다고 다 만지게 할 수도 없고, 어렵네.
-
올라간 중급 수영 레인에는 83세로부터 60세 이상의 멋진 할머니, 아주머니들이 계셨다. 선생님이 '이렇게 이렇게 하셔야죠' 하면 뒤돌아 '너도 내 나이 되봐라 이 놈아' 하고 서로 한바탕 웃다가도, 물 속에서는 뛰어난 지구력으로 나보다 훨씬 자유롭게 날아 다니셨다. 새로 들어온 우리에게 '예쁜 아가들'이라시며 본인은 '왕언니'로 불러줄 것을 말씀하시는 83세 왕언니가 정말 멋졌다. 나이 들어 젊은 사람들 사이에 있는 걸 머쓱해하고 새로운 문화에 막연한 반감을 갖는 어른보다는 젊은이들 속에서도 당당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도 거침이 없는 어른이 좋다. 유연하고 당당하게 나이들고 싶은데, 왕언니한테 배워야겠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384 안아줘요
2013. 1. 3. 2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