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육아가 힘드냐는 얘기에 대한 내 답은 '생각보다 쉽다'였다. 상준이는 확실히 순한 아이였기 때문. 큰 소리 내며 우는 법도 없고, 운다 해도 찔끔 의사표시 하는 정도였다. 밤에도 50일 이후에는 한번만 깨고 쌕쌕 잘 자주었는데, 누가 100일의 기적이라 하였던가, 밤에 잠을 들기전 초 진상을 부리기 시작했다. 지난 주일 밤엔 25분을 그냥 혼자 울게 방치하는데 이르렀다. 독하고 모진 엄마. 아동심리학자들은 애 울려 재우는 거 안좋다고 한다지만, 내가 살아야 아가도 사는거 아니가! 다시 방에 들어가 진빠지게 신나게 놀아주고 또 한참 잠투정을 한 다음에야 잠이 들었다. 다신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했다. 뭘 아는지 모르는지 빵긋빵긋 잘 웃어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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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드디어 출근한다. 남들보다 말도 안되게 좋은 근무조건인 것도 알겠고, 게다가 무려 엄마가 돌봐주시지만 유축 하는 것도, 젖병을 빨 백열흘짜리 아가도 걱정이 된다. 상준아, 삶은 우리 맘대로 흘러가지 않지만 그렇게 거둔 열매가 더 값지더라. 우리 그러니까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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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거칠었던 피부는 재우가 프랑스에서 사온 아기용 콜드크림을 철떡철떡 수시로 발라주자 부드러워졌다. 부디 이대로 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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