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을 때 정말 마음이 무너져버렸다. 특히 사상최악 쪽팔린 한동대 총학생회 에피소드는 나한테 결정타를 날렸다. 며칠간 혼자 가만히 있으면 눈물이 나더라. 보수 기독교의 어이없는 사태 해석과 캠페인은 나를 더 무력하게 만들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죽음도 슬프기 이를데 없으나, 흔들림 없는 바위같은 그 분은 그렇게 힘빠져 있지만 말라고 채근하시는 것 같다.

그분의 키워드는 한마디로 드라마틱 하다.
소위 빨갱이만 모여 산다는(ㅋㅋ 코미디 최고조) 절라도에서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
유신 반대,
납치, 살해의 위험,
가택연금,
내란 혐의로 전두환 시절 사형언도 당함,
치졸한 3당 합당 때 혼자 제 갈길 간 왕따 (이 때부터 이 분이 기억나는데, 초딩인 내가 봐도 노태우, 김종필, 김영삼 정말 코메디였다)
대통령 낙선,
정계 은퇴 및 복귀,
대통령 당선,
경제 대통령,
남한 정치인들 쥐뿔로 아는 북한정권마저도 인정하는, 대화의 물꼬를 튼 최초 1인,
노벨평화상 우리 나라 최초로 수상

걸어오신 길을 보면, 어떻게 선량한 사람이 빨갱이로 몰려 그토록 많은 안티들을 만들었는지 알만도 하다.
출신이 영 별로인데, 너무 뛰어나니까. 권력이 미친 말처럼 날뛰고 제어안되던 민주주의의 초창기 시절, 우리나라에서 제일 힘세고 돈 많은 집단의 통치방식에 몇 회에 걸쳐 문제를 제기하셨으니, 계속 다굴 당할 수 밖에.

우리 나라 최초 노벨상 수상하는데 취소하라 했던, 역시 이름 값 하는 역적 딴나라당이 정권을 잡고 있는 이 암흑의 시대에도,
큰 바위같은 당신이 올해 초 생신 즈음 그 일기장에 남기신 말을 믿으며 희망을 가져본다.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


예전에 친구 하나가 핏대를 올리면서 김대중 정권이 사탄이 세운 정권이라고 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이유를 캐 물으니 그냥 자기 아빠한테서 들은 것이었다. 거의 신앙 수준.

어떤 주장들은 신앙보다 더 강하다.
하기야 KKK도 진리수호를 위해 악마의 색을 한 흑인들을 죽였었지. 히틀러도 인류개선이라는 숭고한 목적아래 유태인을 죽였고.
하나님의 이름, 진리를 이용한 광기는 언제나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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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더 싫다. 제발 고인을 정치에 이용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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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그만 하고 싶다. 생각할수록 지치고 소망은 사라질 뿐이다.  
김범석 목사님은 지금 상황을 제일 좋아할 사람은 따로 있을 것이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도라고 하셨다.
그 말씀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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