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예배 후 일산 킨텍스에 리듬 오브 아프리카 전시회 보러 갔다. 호우주의보 내린 날인데도 애들 동반한 부모들로 드글드글 했다.

아이들은 참 천사같은 존재들인데, 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부모들은 세상에서 젤 귀한 일을 하고 있음에 틀림이 없는데 이렇게 붐비는 곳에서는 아비규환이 따로 없다. 철 모르는 아이들은 그렇다쳐도, 부모들이 자기네 애들을 돌보느라, 또는 돌보지 않아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는다. 짜증스럽다고 자기 아이에게 이치에 맞지 않는 말로 소리지르고, 인격적 모독을 주는 부모들도 있었는데, 이럴 거면 굳이 예까지 올 것이 아니라 차라리 집에서 뽀로로 비디오 보는게 아이들 정서에 훨씬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이 모든 것의 원인은 바로 이 공간이 너무나 붐비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휴게실의 의자가 몇 개 없어서 자리를 맡으러 뛰어야 하고, 매우 높은 데시벨의 대화가 옆에서 쩌렁쩌렁 울리고, 수 명의 아이 우는 소리가 귀에 가시처럼 박히는데 한가롭게 즐거워 할 사람은 여간 마인드 콘트롤 하지 않고서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봄에 다녀온 워싱턴의 스미소니언 박물관도 벚꽃축제 시즌을 맞아 붐비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어디를 가나 넓은 휴게실과 넉넉한 의자들이 확보 되어 있어서 잠깐 쉬고 싶을 때, 샌드위치와 음료를 먹으며 잠시 쉬어갈 때 큰 어려움이 없었다. 무엇보다 킨텍스 사이즈의 재미있는 전시관들이 수십개가 있잖아 -_- 이건 국민성 운운하기 이전, 비싼 땅값, 풍성한 문화 및 자연유산의 없음, 주체측의 장삿속만 챙기는 구조를 논해야 하는건가.

육아의 거대한 파도을 맞이하는 입장에서, 이런 얘기 쉽게 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엄마들은 "니가 그 상황 돼봐" 이렇게 얘기들 하겠지? 히히

사람들로 붐비는 화려한 도시, 확실히 메리트가 있음은 인정한다. 그러나 아이 키우기에는 참 별로구나.버스 타고 갈 때 보이는 미아리 송천초등학교, 바로 맞은 편에 수십개의 단란 주점들이 리모델링까지 하며 영업을 계속 하는 걸 보면 그냥 늘상 한숨만 나온다. 이 곳은 너무 좁은데다가 비싸다고! 철학도 없고 무조건 돈이 최고.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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