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니아 연대기를 읽을 땐 소년이 자기 가족 다 팔아먹게 만드는 터키쉬 딜라이트의 맛이 심히 궁금했었다.
C.S.Lewis는 그 것이 마치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인 양 묘사했던 거지.
남편이 출장 갔다온 상사가 사온 터키쉬 딜라이트를 내 맛 보라고 갖고 왔을 때, 적잖이 실망했다.
서양인들은 몰라도, 우리 나라 사람들이라면 혀를 내두를 과도한 단맛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읽고 있는 페렐란드라에서는 금성에서 움직이는 섬에 자라는 황금빛 열매가 나오는데,
그 맛을 표현하자면 '달콤하다, 시원하다, 상큼하다' 등으로 표현할 수 없는, '지구상에서는 알수도 표현할 수도 없는 맛'이며, 하나를 먹으면 이미 모든 것을 이룬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맛이라고 하는데
와안전 빠져들었다. 꿀꺽. 무슨 맛일까 진짜.
듣도 보도 못한, 가장 높은 삘딩보다 더 높이 치는 파도라던지, 괴상한 생물체 묘사도 재미있지만,
나는 이런 맛있는 묘사 부분이 제일 좋은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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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남편의 어린 시절의 공통점.
주부 요리책을 들여다보며 이것은 무슨 맛일까 상상하기 놀이를 했다는 것.
우리가 살이 찌는 건 어쩌면 당연해. 이렇게 음식을 좋아하는데
'생각이 없어서 안먹었어' '귀찮아서 안먹었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젤 부럽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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