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예배를 함께 드리던 중, 탈북자 동생 H가 물어봤다. "오병이어가 뭐에요?"
남편은 예수님이 보리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마리로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을 설명했다. 그걸 듣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30살이 다 되었는데도 초등학생처럼 작은 H는 북에서도 사정이 좋아서 밥은 하루에 한끼는 먹었다.
가족들을 데리고 오고 싶은데 브로커가 피같은 돈을 떼어먹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공장에서 하루 졸일 부품을 조립하고, 밤에는 대리운전을 뛴다.
꼭 자기 이름으로 가게를 하나 내고 싶단다. 반미 운동자들이 미워서 반촛불시위에 나갔단다.

제발 건강을 해치지 말아라. 돈보다 더 중요한게 있단다. 미국이라고 늘 옳은 건 아니다. 라고 이야기했지만,
사선을 넘으며 그의 머리와 가슴속에 각인된 것들을 바꾸기는 정말로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주 여호와의 신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나를 보내사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며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전파하며 (이사야 61:1)
 
우리 예수님은 모든 억압받는 이들에게 놀라운 일을 행하셨다. 그리고 우리에게 본을 보이셨다.
오늘을 사는 기독교인들은 엄청 돈도 많고 영향력도 많다. 장로 대통령도 나오는 은혜가 철철 넘치는 나라가 된것만 같다.
그런데도,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고, 마음을 상한 자를 고치며,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전파하는 일은 이상하게도 우리의 우선순위가 아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기적은 작은 도시락을 오천인분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연약한 자의 필요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섬길 사람들은 늘 우리 곁에, 그리고 멀리에 언제나 있다. 나중에 예수님께 할 말이 있으려면, 이제 새참 먹는답시고 한 없이 앉아있을 것이 아니라, 빨리 추수할 밭으로 나가야 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