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만들어 오신 엄마에게 퉁명스럽게 대했다.
본심은 그게 아니었는데
서른 한살이나 먹어서 어리광 같지도 않은 어리광을 부리곤, 엄마가 떠나자 미안함에 울음을 터뜨려 버리고 말았다.


자주 이용하는 버스 시간 안내 서비스, 안내를 기다리는 동안 '봄노래'가 흘러나온다.





피아노 학원을 다녔던 어릴 적,
지겨운 하농과 체르니를 다 치고나면 제일 재밌는 소곡집을 쳤는데
특히 나는 이 봄노래가 치고 싶어서 '얼른 다음 진도로 나갔으면' 바라지 않았던가


도로롱 도로롱 ♪♬
봄노래를 치는 동안은 마음 속에서 옷갖 종류의 꽃들이 피어났다.
봄을 만질 수 있었다.


명곡이라서 그런지 봄노래며, 엘리제를 위하여는 언제나 각종 대기음악으로 쓰이곤 한다.
그러다보니 듣기 좋다기보다는 당연하게, 조금은 귀찮게 들릴 때가 많다.  
어릴적 그렇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 곡을 연주했으면서도 말이다.


비약인지도 모르겠지만 봄노래가 꼭 우리 엄마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우면서도 언제나 거기에 있어서 
못된 딸래미한테 귀하게 여김 받지 못하는 우리 엄마.


시집가기 전에 조금이라도 엄마한테 더 잘해야지
아니 계속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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