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강남역에서 퇴근하다가 광고물로 받아온 볼펜 세자루를 꺼내놨길래, 슬쩍 챙겼다. 엄청 좋은 삼색 BIG볼펜인데, 이런 걸 공짜로 받다니. 생각해보면 만년필 말고는 펜을 내 돈 주고 산지 오래 된 것 같다. 작은 볼에서 끊임없이 선을 그을 수 있는 이 혁신적인 제품도 아무도 귀히 여기지 않을 정도로 우리는 풍요로운 세상에 산다. 
종이 한장 조차 매우 귀한 북한과 그 밖의 여러 곳을 생각했다. 내가 오늘 공짜로 받아서 누군가가 간절히 원하는데도 갖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생각하고, 기도했다. 



영악한 애들은 딱 질색이다. 그래서 친한 애들이 다 순둥-한가부다. 얘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양털이불 덮은 것 처럼 포근해진다. 그리고 기도한다. 하나님, 우리 아이들, 비둘기처럼 순결하되, 뱀처럼 지혜롭게 해주세요. 넘어져도 일어나게 해주세요. 선한 고집 부리게 해주세요. 늘 하나님 바라보게 해주세요.
축복의 마음을 가득 품은 날, 비오는 서울은 아름다웠다.
  

출처: 한국개발연구원 홈페이지
http://www.kdi.re.kr/kdi/Diagnosis/F_Diagnosis_view.jsp?board_div=01&seq_no=8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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