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추위에 우울의 늪에서 질식하기 직전 여름나라로 휴가를 다녀왔다. 하루 세끼 메뉴 고민도 필요없는 곳에서 아침 먹고 수영, 점심 먹고 수영, 심지어 저녁 먹고 수영 했다. 여행이 이렇게 안식인 적이 얼마 만인가. 아들 둘도 이젠 자기들끼리 상황극으로 누구 하나가 울음을 터뜨리기 전까지는 꽤나 긴 시간을 보낸다.  체크인 하는 안락한 소파에 녀석들이 쿠션으로 기차놀이를 하는 동안 웃음을 가득 띤 호텔직원이 머리에 조심스레 꽃을 꽂아주었다. 순간 배경음악이 흐르며 새로운 문이 열리며 한바퀴 휭 돌아 변신하는 기분.. 그간 애 키우며 춥고 지루한 하루 하루를 버티느라 고생했어, 스스로를 토닥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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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새 학기를 시작했다. 칼바람이 부는데 예전처럼고통스럽지 않다. 충전했으니 또 달리거나, 버티거나 해야겠다. 우선 집 정리와 중고물품 처분.



기록하고 되돌아 보는 것. 세상을 다 잃은 것 같은 거짓 허전함이 급습할 때 돌아보고 웃을 수 있는 힘을 준다. 하잘 것 없어보이나 참 큰 힘이 있는 듯 하다. 기록하기, 메모하기를 게을리 말아야한다.

가이드 아저씨의 지시가 많았던 돌공원. 뽀뽀하고 포즈잡고 난리. 이거 들면 아들 낳는다고 ㅋ



자연산 회먹고 흡족한 부부. 파도치는 바닷가를 배경으로 뮤직비디오까지 찍은 올레길 어디 즈음에 서서


먹는게 남는 것이라는 철처한 원칙하에 돌았던 제주도. ㅋ 오분자기(작이?) 뚝배기. 제주은갈치 조림. 전복내장으로 볶은 밥. 아 침 넘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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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막판 가평에서 보낸 가족 휴가 기간, 엄마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난 일이라 괜찮지만 당시에는 엄마를 많이 속상하게 했던 한 치졸한 에피소드를 들었다. 학생 때 나를 정말 예뻐라 해주던 집사님이 자기 딸이 대학 갈 나이가 되자 괜시리 내게 적대감 내지는 경쟁심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뒷담화를 유포하셨다는 것. (이런 얘기 전달해 주는 사람도 좀)

타인의 행복에 관대하지 못한 것은, 개인의 상처나 미성숙 때문일 것이다. 위로 받아야 마땅하나 어쩐지 정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이런 이야기를 어쩌다 전해 듣게 된다면, 그처럼 유치한 상황이 도대체 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단 말인가 생각하고 Cool해져야 한다. 쿨함은 자기 잘못을 대충 무마할 때 발휘해야 하는게 아니라, 타인의 약함을 덮어 줄 때 필요한 미덕인 듯. 

  


여행은 일상에서 우리를 잠시 떨어뜨려 놓는다. 그래서 짧아도 인생에서 가장 기억나는 순간으로 남는다.

머물렀던 Affinia호텔에서 무슨 무슨 시즌마다  애용해 주십사 메일이 오는데,
출장 중 무거운 가방과 자료를 끌어안고 뉴욕 5번가를 숨죽여 울면서 걸어갔던 기억이 난다.
당시 성질 고약한 할아버지 원장님을 수행하는 것은 내 인생 최대의 위기 같았는데,
이렇게 돌아보니 웃으며 생각하게 된다.

다시 한번 갈 때는 침대 위에 있었던 킹콩 인형 꼭 사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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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럽게 메일 배터지게 먹었던 호텔 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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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럼 세상 그 어디서 깐 자몽을 원없이 먹을 수 있단 말인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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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방으로 가는 길 -피곤함 따윈 날려버린지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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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지 패션으로 무장, 출격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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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5분거리 빠통비치 산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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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연인 그림자 - 나잡아 봐라 하려고 했지만 걍 좀 힘들어서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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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출격- 오토바이와 웃통 벗어재낀 남자는 많으나 미남자의 훈훈함은 찾아보기 힘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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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굿's 시푸드. 영어 절대 못알아들러주는 센스- 자몽주스 달랬더니 포도주스 줬어 ㅠ.ㅠ 그래도 음식은 맛있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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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기다릴 때 가장 다소곳한 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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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예쁜 꽃 핀 창가 옆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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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린 커리- 절대 실망 안시킨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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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 죽겠는 본인, 폼 안나게 튜브타고 놀았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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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상인 아주머니께 산 맛있는 맹고 - 완전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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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솔 펴고 누워서 천국이라고- 기타 19금 사진들은 우리만의 비밀로..라기보단 우리 몸매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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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타이 마싸지를 받으러 갔다 - 완전감동한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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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여긴 천국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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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보이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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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하 보리수는 어떤 맛인지 맛 좀 봤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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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쫄깃 구운 바다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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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 애호가인 나도 경악하게 만들었던 손바닥 만한 굴 - 맛은 어찌나 진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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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여긴 천국인거지 그런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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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거 나라 요시모토 작품스럽지 않아? 하고 가서 보니 진짜였다. 쓰나미 추모 때문인지 (글은 안읽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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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뚝뚝이 타고 미리 알아본 한인교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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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즈 잡으라고 하면 늘 저런 모습 - 재미는 없으나 일관성 있는 매력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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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휴대폰 광고가 반가운 삼성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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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드렸던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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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 동안 우리를 기다려주겠다던 뚝뚝이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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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에서 드리는 예배는 언제나 감동 - 왜 그리 많이 울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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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마치고 - 절대 한국에서 갈 수 있는 곳은 안가겠다 다짐했지만 커피의 유혹이 너무 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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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간지 마이 허즈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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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시기 정션이었는데... 큰 쇼핑몰, 막상 싸진 않아서 암것도 안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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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나를 또 한번 경악하게 한 해물 샤브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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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 맛이 너무 리치해서 손도 못대었으나 이재우가 다 먹어치웠다 - 느끼하면 좋아하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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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보러간 푸켓 판타지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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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쑈라나 뭐라나 - 규모면에서는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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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끊으러 들어가는 곳까지 휘황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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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사랑스러운 동물 코끼리-푸켓 판타지쑈의 코끼리들은 진짜 장난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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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가는 길 - 대략 규모가 상상이 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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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게 남는거라는 주의를 끝까지 놓치지 않는 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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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그 무시무시한 규모의 레스토랑 - 어릴 때 동화책에서 본 삽화가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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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푸켓 판타씨 공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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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잘 나온 사진-조악한 느낌은 없고, 대략 고유적 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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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날 푸석한 얼굴로 피피섬 가는 배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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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The Beach라는 영화 찍은 장소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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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도 해본 본인의 코믹섹시샷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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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고 기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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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30대에 접어들었으나 중년의 안정감을 가진 나의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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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 갔다온 티내는 거 챙피하다고 하는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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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섬에서 클로즈업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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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좋아했던 에메랄드 바다 그 어디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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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을 못하여 발 안닫는 땅에 스노클링 못한것이 한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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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같은 바위 - 제임스 본드 씨리즈 찍었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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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맥도널드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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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보여 들어간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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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크한 나의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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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식민지스러운 배경으로 발랄하고 싶은 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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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아줌마가 꼭 한국에 가서 광고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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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맛있었던 파인애플 밥과 뿌빳퐁 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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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잊을 수 없는 그 맛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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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상공아, 내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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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를 확실히 떨칠 수 있는 담요 매듭법 - 아내의 거지꼴이 웃겨서 꼭 남겨두겠다던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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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샤 아줌마 옆에서 기골이 장대한 배이화




요전엔 낮 시간에 동남아 국가 공무원 위주로 구성된 연수생들을 데리고 경복궁에 갔었더랬다.

뻥안치고 3미터 걸어가는데 사진을 열번씩 찍으며 좋아라하는 외국인들을 보며(해외여행이 처음인 사람도 있었기에)

1. 나도 여행이 심하게 가고 싶음과 동시에
2. 이미 가진 것을 잘 누려봐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 경복궁 안 작은 국립고궁박물관, 은근 볼거리가 많아요

어쨌거나 평소 때라면 책상 앞에 앉아있었을 시간, 경복궁을 거니니
황사바람마저도 상쾌하고, 민방위 훈련 싸이렌 소리도 경쾌했다 -_-



당장 내일 사표를 내고
인도남부 시골마을, 숨이 턱턱 막히는 흙먼지 날리는 그 곳에 단 두 주만 있다왔으면 좋겠다.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살고 싶다.
여행이 가능한 삶을 살고 싶다.
영양가 없는 남의 말은 귓등으로 흘려버리고 싶다.



감사할 것이 불평할 것보다 더 많은 지난 날들이었지만,
이 다음 밥값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 결정할 때는
재밌고 즐거운 일로 하자.
가능하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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