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 재우고 준이와의 짧은 산책. 늘 소방서를 찍고 돌아온다.

문화회관 옆 세워져있는 쌍둥이 셔틀을 보고 "형 버스랑 동생 버스네. 닮았네" 하니까

"엄마 버스랑 형 버스야" 한다.

왠지 기특했는데 다음 말에서 가슴 미어짐.

"엄마 버스가 형 버스한테 이 놈 해서 형 버스가 울고 있어"

 

와르르

일주일에 한번 혼내고 나머지는 물고 빨고 해도, 이렇게 너와 단 둘이 시간을 갖기 위해 애를 써도

그 혼낸 것이 가장 기억에 오래 남는 걸까

 

다시 버스 앞으로 데리고 가서 "상준아, 봐봐 엄마 버스랑 형 버스가 히히 하고 웃고 있잖아. 자세히 봐봐." 했다.

손은 대지 말아야겠다고 다시 다짐. 엄마가 미안해.

 

잠 안자겠다는 애 엉덩이를 있는 힘껏 후려 갈겼다. 울어서 울지 말라고 소리지르며 더 때렸다.

 

애는 금방 잠들었는데

손이 아픈거니 마음이 아픈거니

천국은 지옥으로 변했다.

두번 다시는 그러지 말자고 부끄러운 이야기를 기록해둔다.

 

안아주고 설명해주기

미친년이 엄마라 미안해  

이번 휴가는 방콕 - 어린 아이 데리고 먼곳 다니는 것이 심히 불편한 나의 선택이다. 어딜 가고 싶지 않은고 하니, 그건 아니다. 여행이라는 말만 들어도 눈물이 핑 돌 정도로 떠나고 싶다.

그래도 너를 본다. 세상에서 젤 예쁜 곤지곤지, 짝짝궁을 하는 지금의 너는 내년이면 달라지겠지. 산과 들, 바다도 보고 싶지만 지금은 너만 내 눈에 담는 것에 만족할거야. 아가티를 벗는 게 하루하루 아쉽다. 울어도 예쁘고, 똥을 싸도 예쁘고. 어찌 이리도 완벽한 피조물이 내 곁에 왔누. 둘째는 더 물고 빨고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셋째는 사절 ㅎㅎ

'루이스가 나니아의 어린이에게'를 읽고- 재치있고 귀여운 구석이 있는, 아이들에겐 한없이 따뜻하지만 꼰대같지는 않은 할아버지. 나도 그리 늙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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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의 책은 한두권 빼고 다 읽었다 자부하면서도, 플라톤이니 괴테니 하는 서양의 고전이나 니벨룽 이야기 같은 신화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니 막히는 부분들이 있네. 서양의 고전들도 독파해볼까 하다가 동양의 빛나는 고전들도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건 아닌지 생각이 듦. 상용 한자들은 모르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어느새 다 잊고. 상경이 낮잠 잘 동안 공부 좀 하자. 공부는 못하지만 즐기기는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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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함에 대한 루이스의 썰.
뭐라 말 할 수 없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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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의 일거수 일투족이 이슈가 되는 게 전혀 이상할 것 없다.

야당마저 저버린 약자의 편에 서주는,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여 주는, 경제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 반대하는 리더십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사람들이 위로를 받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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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는 카톨릭의 타락에서 비롯된 운동에서 시작되었다. 돈을 주고 구원을 살 수 있다는 거짓말과 성직자들의 타락, 부정한 축재가 주된 이유였다.

유명한 목사들이 성도를 (심지어는 주님의 이름으로) 성추행하고, 십일조를 안내면 암걸린다고 설교한다. 강남 복판에 초호화 건물을 짓고 헌금을 유용한다.

이렇게 역사는 반복되는구나. 적그리스도는 우리 안에 있다.  

본연의 아름다움을 지닌 자식들로 키워낼

지혜와 힘을 주세요

두려움 없이 이웃을 사랑할

용기를 주세요

 

잎만 무성하지 않은

열매 맺는 나무되게 해주세요

 

불과 몇년 전만해도 티비를 틀면 치아에 손대는 이가 그리 많지 않았다. 살짝 뻐드러진 건 흉이 아녔다. 우리 종족은 원래 그렇게 생겼으니까. 그런데 요즘은 아니다. 완벽한 미녀라는 김태희, 송혜교, 전지현도 다들 앞니를 완벽한 대칭의, 안으로 쏙 들어간 하얀 대문짝으로 손보아 '더 세련된'입매를 완성했다. 확실히 몇년 전 사진과 비교해보면 다들 다르다. 아이돌들의 임플란트는 필수가 되어버렸다. 덕분에 치아교정도 대흥행중이다.

그런데 근래 본 중 최고의 영화 '고령화 가족' 중 예지원, 공효진이 손 안댄 자기 이빨로 나오더라. 어찌나 예쁘고 자연스러워 보이던지. 연기도 더 깊이 있어보이고. 강남에 수없이 돌아다니는, 미스코리아를 모두 쌍둥이로 만들어 버리는 미의 잣대에 눈이 피곤해진 모양이다.

 

수영장에서 나보다 두서너살 더 먹은 분들이 연세 지긋하신 분께 '언니' 하며 스스럼없이 수다 떠는 걸 멀찍이 떨어져보며 떠올렸다.
 
그나마 낯 덜가린이십대 초, 없는 친화력 총동원하여 잘 지내보고자 열살 많은 언니에게 어깨동무를 했는데, "나이 많은 사람한텐 어깨동무 하는 거 아니란다" 소리를 들었다.

그 때부터였다. 언니오패스의 시작.
비오니까 추억돋는군 후후

집 바로 앞 '총각네 야채가게' 간판이 붙어 반색했다. 성실한 사람이 신선한 상품을 갖다 팔 것만 같은 기대. 막상 가서 보니 아저씨가 굵고 번쩍거리는 금목걸이를 하고 있다. 불량한 사람이 묵은 상품을 팔 것만 같은 느낌.

동네에 다코야끼 트럭이 들어왔을 때도 그랬다. 당시 그 맛에 환장 했었는데, 아저씨 목에 굵은 금 목걸이를 보고 단 한번도 사먹지 않았다. 

변변히 할 수 있는 악세사리가 없는 남자들에겐 미안한 노릇이지만, 굵은, 번쩍이는 금 목걸이 노노노

영화 때문인가.  

- 개 좋아하는 사람 치고 나쁜 사람 없음.
- '이 사람 진짜 별로다' 싶을 때, 알고보면 개 싫어하는 경우가 많음.

주의: 히키코모리 성향의, 인간관계 협소한 1인의 주장으로,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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