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서니 헉,식탁위에 올라가 놀고 있었다!! 내가 일어나면서 넣어놓지 않은 의자 때문인가. 강제로 내려져서 한바탕 우는 애를 달래고 설겆이하다 돌아서는데, 이 녀석이 그 무거운 식탁의자를 제끼고 또 올라가고 있는게 아닌가. 이젠 식탁도 점령당했다.




막을테면 막아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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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상준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웃긴 부분은, 술래잡기를 하거나 그네 타는 꿀벌그림, 그리고 목욕하는 아기코끼리 그림이 나왔을 때.

꿀벌이 술래잡기하는데 '친구야-' 하면서 쫓아간다고 설명해주면 이미 자기가 저만치 깔깔 거리며 도망가고 있다. 그네 타는 꿀벌 부분에는 자신을 그네로 올려달라고 '아-아-' 하고, 목욕하는 코끼리 부분이 나오면 욕실 쪽을 가리키며 '아-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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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과 대화하다가 "신앙하고 진짜 삶은 원래 좀 다를 수 밖에 없는 거야"라는 말에 혼자 발끈, 이윽고 상대를 얕잡아보는 나를 발견하였다. 그러다 속으로 한번 더 생각해보니 내가 그런 생각할 처지가 아녔다.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 어린 시절부터 닳도록 들은 말인데도 삶 속에서는 '이 정도면 되겠지' 하며 적당히 타협하며 살고 있구나. 진리에 헌신하여 단 하루를 살아도 진실하게 살길 기도한다.  

분명 서고 걸을 수 있는 것 같은데 절대 하지 않던 녀석은 드디어 오늘 한동안 서 있고 좀 더 걸어주었다. 뭔가 걸음마 다운 걸음마를 한 셈.

아기는 아파야 한뼘 더 자란다더니, 콧물과 함께 찾아온 걸음마. 그간 너무 안아파서 늦게 와준거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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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비운 두유와 빨대를 가지고 심각하게 재조합하고 관찰하는 모습이, 나사에서 로켓을 쏘고 관찰하는 연구원의 심각함에 절대 뒤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어떤 일이 되었든 지금의 몰입과 즐거움을 잃지 않았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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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 소음 때문에 미쳐버리겠다. 요전에 살던 빌라에서도 밤장사 하는 위층 때문에 적지 않은 복비 물고 이사를 했는데, 이 집에서는 위층이 야행성이다. 12시부터 활동 시작이랄까. 앞집도 유달리 시끄러운 집이다. 아홉시에 정확히 침대에 든 아이는 앞집 남자의 괴성에 한번 깨어나서 등에 업혀 15분경 다시 잠들었으나, 이번엔 위층 오크들의 쿵쾅소리에 다시 깨어났다. 하는 수 없이 애를 울려서 힘 뺀 후 재웠다. 금지된 저주의 마법, 아브라카타브라를 백만번 날려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애 들을까봐 못했지 속으론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배려없는 인간들. 난방 잘 안되고 불편하더라도 이 담엔 반드시 단독주택.  

가지고 오란 말도 안했는데 기저귀를 가지고 와선 벌러덩 드러눕는다. 세번 그랬는데, 세번 다 엉덩이엔 황금색 똥이 있었다. 남편이랑 "울 애긴 천잰가봐!!" 이러면서 신기해하고. 이렇게 우리끼리 웃을 일들이 쌓여간다. 가족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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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기에게 그랬듯, 밥을 후후 불어 내 입에 넣어주는 시늉을 한다. 찡해서 평생 효도 다 받은 것 같다.

자동차를 갖고 밀면서 '부웅'소리를 낸다.

젖떼기는 무사히 이뤄진 것 같아 감사하다. 공갈 젖꼭지를 한 5일 정도는 물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것 처럼 보였는데, 이젠 낮시간에는 찾지 않는다. 품에 파고들긴 한다만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 고마워,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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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회사의 업무강도는 매우 높은 편인데, 동료 워킹맘들은 '그래도 집에서 아가 보는 것보다는 매일 야근하는 게 낫다'고 얘기한단다. 나는 그네들이 훨씬 힘들어보이는데.

전업엄마의 소양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지루함에 얼마나 잘 견디는가'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지루함을 도무지 못참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나처럼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것보단 혼자 놀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아기 돌보는 것은 애가 알아들었는지 못알아들었는지 확인하지 못해도 내용을 끊임없이 말해주고,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어주고, 쫓아다니며 다치지 않는가 감시하는 일들이다. 반복과 관찰. 그 역시 혼자 '놀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만 슬그머니 올라오는 재미가 있다. 개미를 한두시간이고 계속 지켜보는데서 오는 그런 재미랄까. 게다가 얘는 개미보단 참 예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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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이눔이 파를 줏어먹었는지 얼굴이 빨갛게 부어올랐고 눈물을 흘리며 계속 긁고 비벼댔다. 멘붕이 오긴 했으나 처음 같지는 않았다. 처음 고기를 먹고 벌겋게 올라왔을 땐 고통스러워하는 아이의 모습에 내가 죽을 것 같았지만, 이젠 한 두 시간 지나면 괜찮아 질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둘째를 키우면 좀 더 수월해 진다는 거구나 싶다. 겁 잔뜩 집어먹어서 '잘 안되면 어떡하지' 노심초사했던 젖물리기, 수면교육, 젖떼기도 어느덧 무사히 마쳤다. 둘째를 낳으면 스튜디오 촬영대신 아빠, 엄마표 스토리 앨범을 만들어줘야지. 돌잔치는 음식점 말고 집에서 해야지. 등등의 구상도 있다. 좀 더 숙련된 엄마에게서 보살핌을 받는다는데 둘째의 메리트가 있는 것 같다. 물론 옷도 물려입어야 하고, 이상하게 사진이 언니 오빠보다 별로 없다는 단점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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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안아달라고 보채는 이유가 젖떼기 때문인 줄 알았다. 가만히보니, 어른들이 생활하는 영역으로 올라가고 싶은 것이었다. 앙앙 울다가도, 안아올리는 즉시 자기가 만지고 싶은 것이나 가고 싶은 방향을 가리키며 연신 '으응? 으응?' 한다. 팔 힘 없는 엄마는 한 번은 안아주고, 한 번은 방치하고 있다. 이것 저것 만지고 싶다고 다 만지게 할 수도 없고, 어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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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간 중급 수영 레인에는 83세로부터 60세 이상의 멋진 할머니, 아주머니들이 계셨다. 선생님이 '이렇게 이렇게 하셔야죠' 하면 뒤돌아 '너도 내 나이 되봐라 이 놈아' 하고 서로 한바탕 웃다가도, 물 속에서는 뛰어난 지구력으로 나보다 훨씬 자유롭게 날아 다니셨다. 새로 들어온 우리에게 '예쁜 아가들'이라시며 본인은 '왕언니'로 불러줄 것을 말씀하시는 83세 왕언니가 정말 멋졌다. 나이 들어 젊은 사람들 사이에 있는 걸 머쓱해하고 새로운 문화에 막연한 반감을 갖는 어른보다는 젊은이들 속에서도 당당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도 거침이 없는 어른이 좋다. 유연하고 당당하게 나이들고 싶은데, 왕언니한테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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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정도, 6시 전후로 일어나던 아이는 5시에 다시 깨어났다. 젖을 떼는 기간이기 때문에 아기를 되도록 울리지 않으려고 일어나자마자부터 신나게 놀아주었다. 그렇게 건진, 오늘의 베스트샷 ㅎ

 

레트로, 레트로

원하는게 더 구체화 되고 많아진다. 가령, 전에는 장난감공을 원할 경우, 그 옆에 있는 블럭을 줘도 괜찮았는데, 이제는 썽질을 부리고 그거 아니라고 손을 내젓고 난리도 아니다. ㅋ 문제는 젖떼는 시기와 맞물려 떼쓰는 정도가 훨씬 심하다는 것. 오후엔 방전되어 우는 아기를 잠시 방치하기에 이르렀다. 공갈 젖꼭지는 낮 시간엔 물지 않았었는데, 그거 내 놓으라고 또 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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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연속 식후 한잔씩 식혜를 마셨더니 젖이 마른 것 같다. 몸의 변화가 와서 그런가, 편두통이 심하고 몸이 무겁게 느껴진다. 내일 수영이 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 드디어 초급반을 벗어나 긴 레인으로 옮겨간다. 요전 접영하는 게 꿈이라고 했던 일기를 읽으니 뭔가 뿌듯하네. 인명구조사 자격증 따는 것이 내 수영 클래스의 최종 목표다. 물론 몸매는 겨울에 니트원피스를 입을 정도로 판판한, 군살없는 배를 만드는 것. 일찍 자야지.

 

이렇게 입기!

 

 

 

 

젖떼기 2일차. 모유 대체가 될만한 우유에 알레르기가 있고 두유도 그다지 즐기지 않아서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아기는 뛰어난 먹성으로 별저항없이 하루를 잘 보내고 있다. 간혹 품을 파고 들며 칭얼거려 젖을 찾을 땐 "딸기 줄까?"가 직빵. 딸기와 호박고구마가 젖떼기 1등 공신.




장하고 고맙기도 하면서도 이젠 수유타임이 없어진다니 살짝 아쉬운 맘이 든다. 언젠가는 기저귀를 떼는 날도 오겠지. 그 때도 시원섭섭할 것 같다. 꽃처럼 예쁜 우리 아기. 하루하루 크는게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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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발짝 떼던 아이는 이제 제법 오래 서있다가 네 발짝 정도 딛을 수 있게 되었다. 자기도 재밌는지 전보다 더 많이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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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에 늘 깨던 녀석은 3일 전부터 6시, 6시 반, 7시까지 자주는 은혜를 베풀어 주었다 ㅠㅠ

이 정도는 용타. 상준아 진심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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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서지도, 걷지도 못한다. 아무렴, 내가 봐도 저 무거운 머리로 걷는 것은 무리지. 다만 본인이 답답해서 울화통 터지는 모양. 문화센터에서 자기보다 덩치 작은 녀석들이 선생님한테 척척 걸어 나가는데, 토라졌는지 짜증 대박 부렸다.

조용히 보낸 이상준 생일. 굴 넣고 미역국 끓여 고생한 내가 먹었다. ㅋㅋ 상준이는 굴 이유식으로.

 

막 나왔을 때부터 미칠듯 예뻤던 우리 고슴도치

 

엄마 고슴도치는 매일 말한다, 너 내가 낳은 아들 맞니

토요일은 가족끼리 조촐한 돌잔치를 했다. 돌잡이 대신 한  말씀잡이, 은사잡이에서 상준이는 '지혜의 사람 솔로몬'과 '리더십의 은사'를 뽑았다. 이 모든 것을 마음에 새겨 둘 거다. 지난 1년은 내 생애에서 가장 행복한 날들이었고, 앞으로도 이 아이와 함께 할 삶이 심히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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