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나 길목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을 귀엽다고 예뻐해주시는 게 늘 좋은 건 아니다. 상준이 아토피 한창 때 일하던 목장갑을 끼고 볼을 꼬집는, 정말 맘 좋으신 경비 아저씨에게 말씀드리지 못하여 속앓이를 하던게 그 얼마던고. 등산객 할아버지가 자기가 먹던 옥수수에서 안씻은 손으로 알을 빼서 애를 주거나, 자기가 마시던 컵으로 담아온 매실액인지 뭔지 알수 없는 걸 내밀어 이미 애가 마신 걸 확인했을 때의 멘붕이란. 요즘엔 자기한테 뽀뽀하라고 하는 부동산 할아버지를 열심히 피해다닌다. 아 쫌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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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아빠가 운영하시던 공장 삼촌 중에 담배냄새 풀풀 나는 입으로 내 입에(!!!!) 혀를 사용하여 뽀뽀하던 변태새끼가 있었다. 그 놈으로부터 날 지켜주지 못한(않은?) 엄마 아빠가 한참동안 원망스러웠다. (사실 지금도) 딸 낳기 막연히 두려운게 그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기야 요즘엔 아들, 딸 구분 없이 무서운 세상. 엄마가 너희를 지켜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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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이를 함부로 만지지 않고 예뻐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다. 그 분들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를 때면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뭔가 엄청난 존재를 생산해 냈나보다 싶은, 알 수 없는 인류애가 솟구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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