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를 매고 준이 손을 잡은채, 시장에 다녀왔다. "아저씨, 두부 주세요!" 끝을 올리는 말투에 아저씨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미꾸라지를 구경하다가 나오신 수산물 가게 아저씨한테도 배꼽인사를 했다. 두부 한 모를 달랑이며 제법 먼길을 걸어주었다. 집에 오자마자 김이 모락모락하는 두부를 몇 조각 달라했다. 밥먹는 동안 경이를 씻기느라 곁에 있지 못했는데, 감기를 앓는데도 깨끗이 비워주었다. "상준이가 엄마 아가 들어서 무거운데 두부도 들어주고 밥도 싹싹이 먹어줘서 고마워." 말하는데 눈물이 불컥. 아이 키우는게 쉽지 않지만 아기가 둘이나 있는 지금 이 순간을 평생토록 그리워 할 것 같기도 하다. 그 고마움을 잊지 않으려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둔다. 네가 내게 준 행복을 다 갚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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