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처럼 보여도, 촛불처럼 공간을 가득 채우고 마음을 녹이는 힘이 있다. 절대 웃지 않을 것 같은 할아버지의 입꼬리를 올라가게 하고 뻘쭘한 엘리베이터 안의 공기를 훈훈하게 바꿔주니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기를 기다리고 환영하는 이유가 거기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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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돼지우리처럼 어지럽히고 속옷차림으로 배를 내놓고 소파에 뒹굴곤 하던 동생 녀석. 엄마는 한숨을 쉬며 '얼른 장가보내버려야지'하곤 했다.

그런데 결혼을 며칠 앞두고 자기마저 집을 떠나면 엄마 마음이 어쩔고 염려하는 동생을 보고 어쩐지 짠한 기분이 들었다. 맞다. 나도 이젠 엄마.

'니가 아무리 애물단지처럼 굴었어도 엄마한테 너는 빛이야. 집에 빛이 없어지면 얼마나 어둡겠니. 그니까 엄마한테 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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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아기를 본다. 마음을 천국의 빛으로 가득 채워주는 내 사랑.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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