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놓고 싶은 순간들이 많은데, 그냥 지나쳐버리는게 아쉽다.
742일, 두돌을 넘긴지 며칠 된 상준이는 대화가 통하면서 떼쓰는 게 많이 줄었다. 밥먹다가 장난을 쳐서 식판을 빼앗기니, 울어버리거나 다른 장난을 치던 이전과 달리 "이제 안할 거에요" 한다. 내키면 변기에 똥을 싸기도 한다.
61일된 상경이는 밤잠을 더 수월하게 자고 방구만 뀌어도 울어제끼던 며칠 전과는 달리 울음도 줄고 묵직해졌다.
상준이 아기 때는 울음소리를 못견뎌하던 나도 이젠 괜찮다. 애가 울어도 잠이 솔솔 올 정도(이건 좀 지나치다).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도 많이 줄었다. 그러나 언제 터질지 모르는 다혈질 분노대폭발은 여전히 기도제목이다.
애들이 하루하루 달라지는 걸 보며 감사하면서도 한편 서글프다. 요 예쁜 녀석들에게도 삶의 무게와 아픔이 닥쳐올거란 생각에 맘이 무겁다. 낙관론자의 가면을 쓴 우울한 엄마는 우울의 늪에 빠져 있을 겨를이 없다. 아들들이 자라서 어느 시린 날, 마음을 다잡아 힘내서 앞으로 나가는 남자로 자랄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읏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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