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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저녁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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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해준게 제일 맛있어! 란 말이 들리는 듯 하다


'여자라서 행복해요'란 말은 개소리라 생각했다. 인간으로서 행복한 적은 많았으나 한국 사회에서 살면서 여자이기에 행복하다 느낀 적은 없었다. 전혀 가부장적이지 않은 집에서 태어난 것은 감사한 일이나, 그 이후 준비 안된 상태에서 맞닥뜨린 세상은 이해도 안가고 살기 참 빡센 곳이었다. 지금도 딱히 사회 부적응자 수준을 벗어난 건 아니다.  군대 안가서 행복해요, 했어야 하나? 이건 행복이라기보단 안도겠지.
그랬던 내가 요즘 여자라서 행복하다. 부른 배로 땡볕에 유모차를 밀면서 땀을 비오듯 흘려도 아들의 예쁜 목소리를 들으면 힘이 솟구친다. '엄마'하며 매달리는 녀석의 달콤한 집착이 참 좋다. 매일 밤 잠든 얼굴을 보며 떨리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도 참 좋다. 우주 최고의 남자 이재우랑 연애할 때보다 훨씬 좋다. 신혼여행으로 유럽 럭셔리 크루즈 여행을 한다며 사진을 찍어 올리는 친구가 전혀 부럽지않다.  엄마 되기. 고마워 이상준. 너랑 함께 하는 지금 이순간, 매일 매일이 완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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