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또렷해지면서 아가의 촘촘한 속눈썹이 조금씩 드러난다. 부리부리한 눈이 더 두드러진다.
조리원에서 밤중 조금씩 먹던 분유를 끊고 모유만 먹으니 입 주변 돋았던 두드러기가 싹 들어갔다. 목주변 땀띠도. 태지도 벗어지고. 날이 갈수록 훤해진다. 나는 별로 한 것도 없음서 뿌듯해한다.

아직도 서툰 엄마라서 그런지 외할머니랑은 달리 내가 오래 안고 있음 빽 운다.
울 엄마는 집 청소하고 요리해주시느라 드나드시고, 급기야 오늘은 몸져 눕기까지 하셨는데, 근래들어 가장 행복하게 웃으신다.

아가의 웃음과 냄새, 통통한 다리, 울 엄마의 박장대소와 아기 안고 벌이는 부흥회 ㅎㅎ 
이 아름다운 것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일상의 옷을 입고 내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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