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내시끼. 자려고 누우니 또 생각나 웃는다.
-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경이 재우고 준이와의 짧은 산책. 늘 소방서를 찍고 돌아온다.
문화회관 옆 세워져있는 쌍둥이 셔틀을 보고 "형 버스랑 동생 버스네. 닮았네" 하니까
"엄마 버스랑 형 버스야" 한다.
왠지 기특했는데 다음 말에서 가슴 미어짐.
"엄마 버스가 형 버스한테 이 놈 해서 형 버스가 울고 있어"
와르르
일주일에 한번 혼내고 나머지는 물고 빨고 해도, 이렇게 너와 단 둘이 시간을 갖기 위해 애를 써도
그 혼낸 것이 가장 기억에 오래 남는 걸까
다시 버스 앞으로 데리고 가서 "상준아, 봐봐 엄마 버스랑 형 버스가 히히 하고 웃고 있잖아. 자세히 봐봐." 했다.
손은 대지 말아야겠다고 다시 다짐. 엄마가 미안해.
상준이의 사자 그림. 섬세하고 여린 편인 것 같은데도 남자아이라 공룡, 사자, 꽃게(?) 등에 이끌리는 모양.
고정관념이 없어서인지, 위로 뻗은 갈기가 자기몸쪽을 향하게 역방향으로 그렸다. 부리부리한 눈과 이빨, 발톱과 갈기를 잘 살렸다. 혀를 그렸음을 강조하더라. ㅋㅋ
두고두고 마음에 떠오를 귀여운 그림. 액자로 만들어놓으련다. 상준아, 엄마는 이 그림이 참 좋다.
사실 진짜 버닝 중인 분야는 지게차, 사다리차, 포크레인을 비롯한 각종 자동차
시장이나 길목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을 귀엽다고 예뻐해주시는 게 늘 좋은 건 아니다. 상준이 아토피 한창 때 일하던 목장갑을 끼고 볼을 꼬집는, 정말 맘 좋으신 경비 아저씨에게 말씀드리지 못하여 속앓이를 하던게 그 얼마던고. 등산객 할아버지가 자기가 먹던 옥수수에서 안씻은 손으로 알을 빼서 애를 주거나, 자기가 마시던 컵으로 담아온 매실액인지 뭔지 알수 없는 걸 내밀어 이미 애가 마신 걸 확인했을 때의 멘붕이란. 요즘엔 자기한테 뽀뽀하라고 하는 부동산 할아버지를 열심히 피해다닌다. 아 쫌 진짜
-
어릴 때 아빠가 운영하시던 공장 삼촌 중에 담배냄새 풀풀 나는 입으로 내 입에(!!!!) 혀를 사용하여 뽀뽀하던 변태새끼가 있었다. 그 놈으로부터 날 지켜주지 못한(않은?) 엄마 아빠가 한참동안 원망스러웠다. (사실 지금도) 딸 낳기 막연히 두려운게 그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기야 요즘엔 아들, 딸 구분 없이 무서운 세상. 엄마가 너희를 지켜줄게!
-
사실 아이를 함부로 만지지 않고 예뻐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다. 그 분들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를 때면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뭔가 엄청난 존재를 생산해 냈나보다 싶은, 알 수 없는 인류애가 솟구치는 것이다.
842
목욕하다 등짝 시게 한대 맞았다. 일주일 내내 징징거리다가 주말이 되어 너그러운 아빠랑 있으면 더더욱 징징 대폭발.
진짜 귀여운데 진짜 미운
너는 네 살
161
파멜라 드러커맨의 '프랑스 아이처럼'이라는 책, 유럽문화를 동경하는 미국인의 과장이 좀 오글거리기도 하지만 배울점이 많았다. 수면교육의 교과서라는 베이비 위스퍼도 이보다 더 확실하진 않았다. (e-book으로도 있음!)
요는, 애가 울면 즉각 달려가지 않고 왜 우는지 관찰하는 것. 아이에게 좌절감을 배우게 하는 것. 아이가 스스로 잘 수 있는, 좌절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것을 믿는 것. 덕분에 상경이는 눕히면 1분도 안되어 잔다. 고맙다. 내가 요즘 너 땜에 산다 ㅠㅠ
세상에서 젤 싫은게 진상부리는 사람인데,
아가들 잠 때문에 한바탕 고생한 후
택배 가져가라고 인터폰을 밤 늦게 울리는 경비아저씨한테 진상부렸다. 이렇게 아줌마가 되어간다.
-
남들 세 번 아플 때 한번 아픈, 튼튼한 체력의 소유자였건만 아들 둘 생산하니 몸살이 한달에 한번 찾아온다.
언제나처럼 작은 녀석 목욕통에 누이니 큰 녀석이 와서 등을 짓누르며 방해하길래 '상준아 엄마 콧물이 왜 이렇게 나올까', 한 숨 쉬듯 딴 소리를 했다.
그런데 녀석이 다다닥 뛰어가서 손수건을 갖고 와서 내 코에 대고 부드럽게 닦아 주는게 아닌가
찡한 녀석, 즈의 아빠 닮아 다정하기는.
이렇게 오늘도 몸살을 이길 힘을 주시니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