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도 빌빌대서 냉소만 자아내는 요즘, '여혐을 혐오'하는 메갈리아에 주목하고 있다. 여성을 성적대상화 하거나 비하, 혐오하는 내용을 미러링해서 입장을 바꿔보게 만들고, 호탕하게 조롱한다. 요즘 가장 큰 각성의 원천이다. 


후회되는 삶의 지점들을 되짚어보면, '내가 왜 그런 행동을 서슴지 않았지?'가 아니라 '왜 화내지 않고 왜 가만히 있었지?' 싶은 게 많다. 


요전 첫직장의 기관장으로부터 받은 성희롱을 페북에 나눴을 때, 몇몇 입똑똑한 남성들이 '그럼 왜 그걸 놔뒀니?'하는 뉘앙스를 비췄다. 정말 속상했는데, 생각해보면 그건 어릴적부터 학습된, 노예교육 때문이었다. 그 사람부터 얻을 게 하나도 없는데도, '나긋나긋, 넌 여자니까 더 참아야 해. 웃어 넘겨'라는 세뇌메세지에 사로잡혀 있었다. 어디 성희롱 뿐이던가. 학교, 교회, 직장, 길거리며 대중교통에서도 만나는 각종 마초, 꼰대 또라이짓에도 그러려니 침묵했던 순간들을 생각하면 치욕스러워 참을 수가 없다. 


남들이 만들어준 코르셋에 맞춰 산 햇수가 적지 않다. 그런 내게, 아마존 여전사처럼 빛나는, 생각하고, 설치고, 떠드는 '보지대장부'라 자처하는 여인들이 이 헬세상을 뒤집어주면 좋겠다. 차별없는 세상에서 내 아들들도 더욱 행복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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